이승재·장민기 2승+이의리 1승…브룩스 1승+멩덴 2승
신인 투수 5승 > 외국인 선발 3승…KIA의 희망과 숙제
12일 현재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선발 투수가 올린 승수는 4승에 불과하다.

전체 꼴찌이자 이 부문 1위 NC 다이노스(15승)의 약 4분의 1밖에 안 된다.

대니엘 멩덴이 2승, 에런 브룩스가 1승을 거뒀고, 신인 이의리가 1승을 보탰다.

KIA의 15승 중 나머지 11승은 구원 투수들의 몫이었다.

마무리 투수인 정해영이 팀에서 가장 많은 3승을 따냈고, 이승재와 장민기가 2승씩을 거들었다.

신인 투수 5승 > 외국인 선발 3승…KIA의 희망과 숙제
특히 이승재와 장민기는 올해 입단 신인이다.

강릉 영동대를 나온 이승재는 올해 전체 신인 투수 중 가장 먼저 첫 승리를 거뒀다.

김진욱(롯데 자이언츠), 장재영(키움 히어로즈)과 더불어 새내기 '빅 3'을 형성하는 이의리를 합쳐 KIA 신인 삼총사가 거둔 5승이 외국인 듀오의 3승보다 많다.

이 대목에서 KIA의 희망과 숙제가 겹친다.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도전은 선언한 뒤 마운드 보강에 집중하던 조계현 KIA 단장은 이의리, 장민기, 이승재 등 5명의 유망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세 투수와 2차 1번으로 뽑은 대졸 투수 박건우는 스프링캠프에서 1군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렸다.

신인 투수 5승 > 외국인 선발 3승…KIA의 희망과 숙제
구단의 바람대로 이의리, 장민기, 이승재는 무난하게 성장 중이다.

KIA의 7-1 승리로 끝난 12일 경기에서 장민기는 선발 멩덴에 이어 5회 1사 만루에 등판해 LG 트윈스 외국인 주포 로베르토 라모스를 삼진, 김민성을 땅볼로 잡고 자칫 LG 쪽으로 넘어갈 뻔한 경기 주도권을 지켰다.

12일 경기에서도 3-3으로 맞선 6회 무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해 삼진 2개를 솎아내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때마침 터진 타선 덕분에 승리도 안았다.

장민기는 10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38을, 이승재는 9경기에서 3.60을 기록 중이다.

선수들의 성장과 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사냥 중인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12일에도 LG를 물리친 뒤 젊은 불펜 투수들의 역투가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칭찬했다.

프로에서 풀시즌을 뛴 경험이 없어 이들의 호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순 없다.

불펜에 크게 의존하는 KIA의 현 야구 스타일상 싱싱한 젊은 피의 초반 맹활약 덕분에 윌리엄스 감독은 시즌 운용에서 한숨을 돌렸다.

신인 투수 5승 > 외국인 선발 3승…KIA의 희망과 숙제
다만, 외국인 투수들이 등판할 때 좀 더 많은 승리를 수확하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진다면 KIA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브룩스는 5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하고도 1승을 거두는 데 머물렀다.

브룩스가 마운드에 서 있을 때 KIA 타선이 지원한 득점은 경기당 2.14점에 불과하다.

멩덴에겐 3.71점을 뽑아줘 그나마 낫지만, KBO리그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멩덴이 브룩스만큼 확실한 믿음을 주는 편이 아니어서 KIA 타선은 좀 더 많은 점수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주포 최형우가 눈 질환으로 이탈한 상황이나 프레스턴 터커가 살아나고, 최원준(타율 0.316), 김선빈(0.305)이 중심을 잡은 덕분에 KIA는 크게 밀리지 않고 5할 승률 언저리를 맴돈다.

이길 확률이 높은 외국인 투수의 등판일에 타선이 일찍 터진다면 KIA의 승리 방정식도 훨씬 쉽게 풀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