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형과 승부, 더 힘이 났다…자신 있었다"
kt전 7이닝 무실점…다승 1위-평균자책점 1위 수성
4할 타자 강백호 잡은 원태인 "타율 3할대로 만들고 싶었다"

KBO리그 유일한 4할 타자 강백호(22·kt wiz)의 타율을 3할대로 끌어내린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원태인(21)은 "꼭 (강)백호 형을 이기고 싶었다"며 빙그레 웃었다.

그는 13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06구를 던지며 5피안타 4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원태인은 이날 승리로 6승(1패)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하며 다승-평균자책점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경기 전 주목을 받았던 '4할 타자' 강백호와 승부는 완승으로 끝냈다.

주 무기 체인지업을 활용해 1회 헛스윙 삼진, 3회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았다.

5회 볼넷을 내줬지만, 승부처였던 7회 2사 1, 2루 위기에서 강백호를 좌익수 뜬 공으로 처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0.403을 기록하던 강백호의 타율은 0.394로 떨어졌다.

원태인에겐 최고의 날이었다.

다음은 경기 후 원태인과 일문일답.
4할 타자 강백호 잡은 원태인 "타율 3할대로 만들고 싶었다"

-- 승리 소감은.
▲ 그동안 팀이 수원에서 계속 안 좋은 성적을 냈다.

꼭 승리하고 싶어서 많이 집중했다.

kt 타선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오늘 경기는 내 시험대라고 생각했다.

꼭 이기고 싶었다.

-- 7회 강백호와 맞대결을 앞두고 씩 웃던데.
▲ 안타를 맞더라도 즐기면서 던지자고 생각했다.

긴장하지 않고 던지려고 했다.

(강)백호형과 승부는 자신 있었다.

최고의 타자를 잡고 싶었다.

백호 형과는 워낙 친해서 더 웃음이 나왔던 거 같다.

-- 강백호와 총 4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어떻게 상대했나.

▲ 어제랑 그저께 강백호 형과 경기장에서 만났다.

그때는 좀 봐달라고 부탁했다.

2스트라이크를 잡기 전까지는 직구 승부를 많이 했다.

그동안 강백호 형은 내 직구 타이밍을 잘 노려쳤다.

그래서 첫 맞대결과 두 번째 맞대결에선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썼다.

-- 7회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포수 강민호가 마운드 위로 올라가 무언가를 이야기했는데.
▲ (강)민호 형은 지금 공이 좋으니까 과감하게 승부하라고 했다.

바깥쪽 직구 위주로 던지라고 했다.

강백호 형을 거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만약 민호 형이 거르자고 해도 난 승부하자고 했을 것이다.

-- 7회 마지막 이닝을 마치고 정현욱 투수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던데.
▲ 정현욱 코치님은 칭찬을 잘 안 해주시는 지도자다.

그런데 오늘은 칭찬해주시더라.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하시더라. 정 코치님은 "한 이닝 더?"라고 물어보셨고 난 "아닙니다"라고 손사래 쳤다.

(웃음)
-- 볼 배합은 어떻게 했나.

▲ 지난 등판 땐 체인지업을 많이 안 던졌다.

kt에선 지난 경기 모습을 보고 분석했을 것이다.

그래서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

오늘 경기에선 직구 제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직구를 던지다가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운이 나쁘다고 생각했다.

잘 맞은 타구는 없었던 것 같다.

요즘 직구에 관한 자신감이 커졌다.

그래서 변화구도 효과적으로 던지는 것 같다.

4할 타자 강백호 잡은 원태인 "타율 3할대로 만들고 싶었다"

-- 103구를 던진 뒤 강백호를 상대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나.

▲ 위기 상황에서는 오히려 구속이 올라가더라. 상대가 강백호 형이라 더 힘이 났던 것 같다.

요즘 투구 수가 많다고 힘이 떨어지는 현상은 겪지 않는다.

오히려 경기 후반에 공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

-- 강민호와는 어떤 대화를 나누나.

▲ 민호 형과는 요즘 매일 아침 (호텔) 사우나에서 만난다.

거기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이제 (안타를 많이) 맞을 때가 됐다고 마음 편하게 던지라고 하더라. (웃음) 민호 형 덕분에 매 경기 편하게 던지는 것 같다.

-- 상대 팀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붙었다.

투수전 양상이었는데.
▲ 상대 팀 에이스와 선발 맞대결은 부담이 없다.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래 선수들과 맞붙는 게 더 부담스럽다.

힘든 경기에는 얻는 게 많다.

오늘도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

-- 최근 매 경기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데.
▲ 최근 불펜 소모가 많았다.

많은 이닝을 책임져서 기분 좋다.

사실 등판 전에 목표 이닝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닝 별로 끊어서 생각하는데, 이런 과정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
-- 평균자책점을 딱 1.00까지 끌어내렸는데.
▲ 오늘 경기 중 일부러 전광판에 비친 평균자책점 기록을 보지 않았다.

그런데 7회 강백호 형을 상대하기 전에 평균자책점이 1.01이더라. 강백호 형만 막으면 0점대가 되는 줄 알고 최선을 다해 던졌다.

그런데 1.00이 되더라. 아쉬웠다.

(웃음)
4할 타자 강백호 잡은 원태인 "타율 3할대로 만들고 싶었다"

-- 반대로 강백호의 타율을 3할대로 끌어냈는데.
▲ 뿌듯하다.

(웃음) 백호 형과는 고교 때부터 봤다.

더 잡고 싶었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백호 형의 타율을 살펴보니 0.403이더라. 꼭 3할대로 끌어내리고 싶었다.

이 인터뷰 기사가 나가면 백호 형이 전화할 것 같다.

(웃음)
-- 7회 강백호를 잡은 체인지업은 강민호의 주문이었나.

▲ 민호 형 사인이었다.

위기 때는 무조건 민호 형 사인대로 던진다.

백호 형이 직구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외야 플라이를 쳤을 때 직구를 노린 것 같았다.

직구 던졌으면 큰일 날 뻔했다.

-- 강백호에게 전화 오면 무슨 대화를 할 건가.

▲ 어제 커피를 얻어먹었다.

미안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어제 만날 때 봐달라고 부탁했는데, 7회 아웃된 뒤 소리 지르는 걸 보니 봐준 건 아닌 것 같다.

(웃음)
-- 강백호가 배트를 집어 던지는 모습을 봤나.

▲ 소리 지르는 것만 봤다.

나도 내 세리머니를 해야 했다.

(웃음)
4할 타자 강백호 잡은 원태인 "타율 3할대로 만들고 싶었다"

-- 7회가 끝난 뒤 기립박수를 받았는데.
▲ 원정경기에서 받아서 뿌듯했다.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

--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 시즌 가장 욕심나는 것은.
▲ 일단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

국가대표는 프로 생활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다.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들고 싶다.

타이틀도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던지겠다.

-- 날씨가 더워지면 체력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는데,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 단 7경기에서만 잘 던지려고 이렇게 몸을 만든 게 아니다.

꾸준하게 하려고 몸을 만들었다.

지난해와는 다르게 나만의 루틴을 만들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신경 써주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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