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자책점·다승·WAR·QS+ 1위…"내 기록을 자꾸 보게 돼"
맹수가 된 원태인 "작년 후반기 부진은 성장통…올림픽 꿈꾼다"

원태인(21·삼성 라이온즈)은 "최근에 내 기록을 자꾸 보게 된다"고 웃었다.

2021년 원태인은 자신도 놀랄 정도로 엄청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성적표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

원태인은 올해 프로야구 정규리그 6경기에 등판해 5승 1패 평균자책점 1.18을 올렸다.

10일 현재 다승과 평균자책점 단독 선두다.

세부 지표를 살펴도 원태인은 '현재 KBO리그 최고 투수'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원태인은 스포츠투아이가 계산한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2.36으로 팀 동료 데이비드 뷰캐넌(2.03)에 앞선 1위다.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쳐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랐고, 퀄리티스타트플러스(QS+·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3회로 가장 많다.

9이닝당 탈삼진은 9.24개로 토종 투수 중 1위이자 전체 5위이고, 삼진/볼넷 비율은 4.88로 고영표(5.00·kt wiz)에 이은 2위다.

원태인은 팬과 기자단 투표로 선정하는 4월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총점 78.05로, 5.47점을 기록한 2위 강백호(kt)를 압도했다.

원태인은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솔직히 조금 기대했다.

오늘 오전에 수상 소식을 듣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라고 웃으며 "실제로 수상하니 정말 영광이다.

허삼영 감독님과 정현욱 코치님 등 코칭스태프, 팀 선후배 모두에게 감사하다.

감사 인사를 하고 싶은 분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맹수가 된 원태인 "작년 후반기 부진은 성장통…올림픽 꿈꾼다"

많은 이들이 '슬라이더'를 원태인의 도약 배경으로 꼽는다.

삼성 포수 강민호는 "지난해까지 태인이는 직구와 체인지업 위주의 투구를 했다.

올해는 슬라이더가 정말 좋아졌다"며 "상대 타자들이 슬라이더를 의식하면서 체인지업이 더 빛을 발한다"고 설명했다.

원태인은 "예전에도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지금처럼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아주 자신 있는 공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그의 말처럼, 원태인은 2019년과 2020년에도 슬라이더를 던졌다.

슬라이더 구사율은 2019년 18%, 2020년 20%였다.

슬라이더 구위를 자신하지 못해, 승부처에서는 슬라이더를 던지지 못했다.

올해는 슬라이더 구사율을 24%로 높였다.

슬라이더를 승부구로 자주 사용해 '체감상 구사율'은 더 높다.

세 번째 구종을 완전하게 장착하면서, 원태인이 공략할 수 있는 스트라이크존은 더 넓어졌다.

원태인의 슬라이더는 '겨울'을 지나며 더 예리해졌다.

원태인은 "비시즌에 최채흥 선배와 함께 훈련하면서 슬라이더를 배웠다.

채흥이 형의 조언을 구하며 슬라이더를 연마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후반기에 앓은 성장통도 원태인을 훌쩍 자라게 했다.

원태인은 2020년 전반기에 13차례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14경기 1승 8패 평균자책점 6.15로 고전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원태인이 부진해도, 꾸준히 선발 기회를 줬다.

원태인은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게 해준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다.

지난해 쌓은 경험이 올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최근 등판(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초반에 흔들렸는데 지난해를 떠올리며 버티니, 7이닝(5피안타 1실점)까지 소화했다"고 말했다.

맹수가 된 원태인 "작년 후반기 부진은 성장통…올림픽 꿈꾼다"

호투가 이어지면서 원태인은 김경문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주목하는 '도쿄올림픽 선발 후보'로 부상했다.

원태인은 "(경기가 없는 10일 오전에) 김경문 감독님께서 칭찬하셨다는 기사를 보고 잠이 달아났다"고 웃었다.

그는 "당연히 기분 좋고 영광이었다.

동시에 '실망을 드리지 않아야 하는데'라는 걱정도 생겼다"며 "모든 스포츠 선수들에게 올림픽 출전은 꿈이자 목표다.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투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가을 무대를 떠올려도 가슴이 뛴다.

원태인은 "우리 팀 멤버 모두가 '올해는 꼭 (홈구장) 라이온즈 파크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겠다'는 각오로 뛰고 있다"며 "나도 올해는 후반기에도 지치지 않게, 비시즌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꼭 해내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원태인은 2019년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였다.

현역 시절 실업야구에서 활약하고, 삼성 라이온즈의 프로 지명을 받기도 한 원민구 전 협성경복중 야구부 감독의 아들이기도 하다.

원 전 감독은 1984년과 1985년 삼성에 지명받았지만, 프로 무대에 서지 않았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한 '아기 사자' 원태인은 프로 3년 차에 KBO리그를 호령하는 맹수로 자랐다.

부쩍 성장한 원태인 덕에 삼성 동료와 팬들은 2021년 '명가 재건의 완성'을 꿈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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