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본선 무대 오르는 대표팀, 11일부터 진천서 구슬땀
전주원 감독 "도쿄 올림픽, 한국 여자농구 부활의 시발점 돼야"
전주원(49)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은 "2020 도쿄 올림픽이 한국 여자농구 부활의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10일 여자농구 대표팀이 올림픽을 앞두고 소집된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한국 여자농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에 복귀한다.

한국 여자농구 마지막 전성기의 주역이었던 전 감독을 향한 기대가 높다.

그러나 그는 도쿄 올림픽을 '경험을 쌓는 무대'라고 규정했다.

베테랑 김정은(우리은행)을 제외한 대표 선수들은 올림픽 경험이 없다.

이들이 이번 도쿄 올림픽을 시작으로 큰 무대 경험을 지속해서 축적하다 보면 한국이 다시 아시아의 강호로 올라설 수 있다고 전 감독은 기대한다.

전 감독은 "(우리 세대도)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경험치를 끌어올려 2000년 시드니에서 좋은 성적(4강)을 냈다.

처음부터 잘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주원 감독 "도쿄 올림픽, 한국 여자농구 부활의 시발점 돼야"
대표팀은 이날 호텔에 묵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11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에 돌입한다.

다음은 전 감독과의 일문일답.

-- 첫 소집을 맞은 소감은.
▲ 호텔에 오니 이제 (올림픽 준비가) 시작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그동안 올림픽에서 상대할 3팀에 대해서 비디오 분석을 했고, 새로운 선수들을 어떻게 조합할지에 대해서 여러 가지 구상을 했다.

-- 새로운 선수들이 대표팀에 대거 합류했다.

▲ 12명의 선수 모두가 잘했으면 좋겠다.

혼자 하기보다는 모두가 같이 힘을 모아 하나로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

리그 경기를 보면서도 계속 생각한 부분인데,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해내느냐가 내게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한다.

-- 큰 무대에서는 코트 위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장은 누가 맡나.

▲ 김한별(삼성생명)이 미국에 있어 일단 임시로 김정은(우리은행)이 주장직을 맡고 있다.

김한별은 다음주 쯤 한국에 들어와 대표팀에 합류할 것 같다.

-- 김정은은 시즌 중에 발목을 다쳤다.

대표팀에 뽑을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 김정은이 가벼운 조깅을 시작했다.

지금부터 잘 재활 하면 올림픽까지는 (몸 상태를 출전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려울 것 같았다면 선발 안 했을 것이다.

김정은은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후배들에게 좋은 얘기를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측면도 고려해 선발했다.

전주원 감독 "도쿄 올림픽, 한국 여자농구 부활의 시발점 돼야"
--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부상 선수가 발생하면 어떻게 하나.

▲ 경기력향상위원회와 7명의 예비 선수를 정해 뒀다.

포지션별로 어떤 선수가 아프면 어떤 선수가 들어갈지 등을 다 정해 뒀다.

-- 조별리그 상대가 만만치 않다.

정공법으로 이기기는 어려워 보인다.

▲ 우리가 신장에서 열세다.

스피드에서만큼은 상대보다 나아야 한다.

스피드와 조직력을 기본으로 내외곽 모두에서 잘 풀어야 한다.

외곽슛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내외곽의 조화를 잘 이뤄내야 한다.

-- 이번 올림픽에서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뭔가.

▲ 경험이다.

우리 선수들은 (김정은을 제외하면) 올림픽 경험이 전무하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통해 경험을 잘 쌓기를 바란다.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과거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 세대가 계속 좋은 성적을 낸 것은 그 전에 경험치를 올렸기 때문이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경험치를 끌어올려 2000년 시드니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처음부터 잘한 게 아니다.

지금 우리 팀도 마찬가지다.

13년 만에 본선에 오른다.

한국 여자농구가 다시 아시아권에서 명성을 떨칠 수 있게 되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