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트레이드로 지난해 SSG 이적…주전 줄부상 위기의 SSG 구출
만년 백업 SSG 오태곤, 잇몸에서 송곳니로…투런포로 승리 견인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외야수 오태곤(30)은 다재다능한 선수다.

내야와 외야 수비를 두루 볼 수 있고, 장타력과 정교함을 고루 갖췄다.

그는 2018시즌 12홈런을 때렸고, 2017시즌엔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3을 기록했다.

발도 빨라 한 시즌 두 자릿수 도루도 5번 기록했다.

그러나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2%'가 부족했다.

많은 면에서 평균 이상의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받지만, 리그 최고 수준까지는 아니다.

그래서 오태곤은 번번이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그는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던 2017년 내야 백업 선수가 필요했던 kt wiz로 트레이드됐고, kt의 전력이 안정되자 2020년 SK 와이번스(현 SSG)로 다시 옮겼다.

SK는 당시 외야 우타자 자원이 부족했는데, 오태곤은 그해 타율 0.274를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만능 재주꾼 오태곤의 빈자리는 다시 작아졌다.

대졸 신인 최지훈이 주전 자리를 꿰찼고, 기존 주전 외야수 한유섬이 부상에서 돌아왔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추신수가 SSG에 승선했다.

고종욱, 정의윤 등 베테랑 백업도 많았다.

오태곤의 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 초반 상실감을 느낀 탓인지 위력적인 모습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오태곤은 팀이 위기에 빠지자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SSG는 최근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주전 외야수 추신수, 최지훈이 슬럼프에 빠지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이런 가운데 오태곤은 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 6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깜짝 활약을 펼쳤다.

그는 승부처에서 빛났다.

2-1로 앞선 6회말 1사 3루에서 상대 팀 에이스 에릭 요키시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포를 쏘아 올렸다.

SSG는 이 홈런을 발판으로 4-1로 승리하며 2연패 사슬을 끊었다.

오태곤은 "득점권에서 승기를 잡고 싶었다"며 변화구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섰는데 그 부분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 팀에 부상 선수들이 많다.

김원형 감독님은 버텨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똘똘 뭉쳐서 우리가 약한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