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유재학·전창진 모두 꺾어…"다음에도 또 이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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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린저 덕이 50%…'빅리그'로 돌아가 예전 모습 보여주기를"
'전승 우승' 지휘한 김승기 감독 "편하게 와서 눈물이 안 나"

프로농구 역사상 가장 일방적인 챔피언결정전을 연출하며 안양 KGC인삼공사를 통산 3번째 우승으로 이끈 김승기 감독은 "선수들이 잘 해줘 고비도 없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 감독이 이끄는 인삼공사는 9일 홈인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4차전에서 전주 KCC에 승리해 챔프전 4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인삼공사는 6강 플레이오프(PO)와 4강 PO에서 모두 3전 전승을 거뒀다.

프로농구에서 6강 PO 진출 팀이 10전 전승으로 챔프전 우승까지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2016-2017시즌) 첫 우승을 했을 때는 극적이어서 눈물이 났는데, 이번에는 워낙 편하게 우승까지 와서 눈물이 안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에 딱히 고비도 없었다"면서 "너무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승 우승' 지휘한 김승기 감독 "편하게 와서 눈물이 안 나"

4강에서 상대한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과 챔프전에서 지략대결을 한 전창진 KCC 감독은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명장이다.

특히 전 감독은 용산고 선·후배를 시작으로 감독과 선수, 감독과 코치로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온 선배다.

'청출어람'이라 할 만하다.

김 감독은 "유 감독님과 전 감독님을 존경하지만, 농구가 더 발전하려면 젊은 감독들이 이분들을 이겨 줘야 한다"면서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이분들을 이겨서 또 축하받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정규리그 막판 가세한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제러드 설린저가 없었다면 인삼공사는 챔피언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김 감독은 "설린저의 덕이 5할"이라면서 "국내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잘 채워줬다"고 말했다.

한편, 정규리그 1위를 했으나 챔프전 준우승에 그친 KCC 전 감독은 "챔프전에서 전패한 데 대해 내가 제일 반성해야 한다"면서 "선수들과 여러 방법을 찾아보려고 애를 썼다"고 말했다.

다음은 양 팀 감독의 말.
◇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
첫 우승 했을 때는 극적이어서 눈물이 났는데, 이번에는 워낙 편하게 우승까지 와서 눈물이 안 난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에 딱히 고비도 없었다.

너무도 고맙게 생각한다.

지난 우승 뒤 이정현(KCC)을 내보내고, 신인 뽑고 선수들 키워서 다시 우승 전력을 만들었다.

조금 모자란 부분이 있어도 A급으로, B급으로 키워서 우승에 도전하는 것. 그게 내가 앞으로 계속하고 싶은 일이다.

'전승 우승' 지휘한 김승기 감독 "편하게 와서 눈물이 안 나"

전성현, 문성곤, 오세근, 양희종 등 모두 하나씩은 부족한 게 있었는데 채워나갔다.

잘 해줬다.

이 선수들이 나중에 팀을 나가더라도 좋은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

올 시즌 하려고 한 '재미있는 농구'를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경기가 안 풀리더라도 '지키는 게임'을 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다음 시즌에도 더 신나는 농구로 좋은 성적을 내 보겠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한) 유재학 감독님과 이번에 상대한 전창진 감독님 모두 대단하신 분들이다.

이분들을 존경하지만, 농구가 더 발전하려면 젊은 감독들이 이분들을 이겨 줘야 한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이분들을 이겨서 또 축하받도록 하겠다.

청출어람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이번 챔프전 우승에) 설린저 덕이 5할이라고 본다.

국내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잘 채워줬다.

정규리그 초중반에 외국인 선수 덕을 못 봤는데 그러다 보니 국내 선수들이 자신들의 실력을 더 발휘해줬다.

여기에 설린저 선수가 가세하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설린저에게 다음 시즌에도 우리 팀에 남으라고 했더니 '영구결번해 주면 남겠다'고 농담하더라. (웃음)
'전승 우승' 지휘한 김승기 감독 "편하게 와서 눈물이 안 나"

설린저처럼 농구선수가 2년 쉬면 원래 선수 경력 끝이다.

설린저가 살도 쪘고 무릎 부상 전력도 있어서 뽑기 쉽지 않았다.

재기를 이뤄낸 설린저는 이제 더 욕심을 낼 것으로 본다.

나도, 내가 데리고 있는 것 보다 그가 '빅리그'로 돌아가 예전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대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나한테 오기로 약속했다.

(웃음)

◇ 전창진 KCC 감독
시즌 내내 고생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챔프전에서 전패한 데 대해 내가 제일 반성해야 한다.

선수들과 여러 방법을 찾아보려고 애를 썼으나 선수들이 많이 지쳤다.

시즌을 잘 마무리한 것에 만족하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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