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최종선발전서 대선배 김성민 2-0 제압
"정육점 하시는 부모님께 어버이날 큰 선물 드린 것 같아"
스승 꺾고 올림픽 나가는 유도 김민종 "김성민 형 몫까지 할 것"

유도 대표팀 최중량급 막내 김민종(21·용인대)은 최근 힘든 시기를 겪었다.

대선배이자 스승과 다름없었던 김성민(34·KH그룹 필룩스)과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두고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펼쳐야 했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남자 100㎏ 이상급에서 도쿄올림픽 출전 자격을 충족했지만, '1개 국가-1명의 선수 출전' 원칙에 따라 한 선수는 탈락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김민종에게 김성민은 롤모델이자 스승이었다.

김민종은 "김성민 선배는 내가 7살 때부터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대선배"라며 "같은 체급의 후배인 나를 항상 다독여주고 많은 것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대한유도회는 올림픽 출전 선수를 가리기 위해 최종 선발전 자리를 마련했고, 두 선수는 8일 강원도 양구체육관에서 올림픽 티켓을 놓고 3판 2승제로 대결했다.

결과는 김민종의 승리.
김민종은 첫 번째 경기에서 골든스코어(연장전) 승부 끝에 발목 받히기 공격 되치기 절반 승을 거뒀다.

두 번째 경기에선 안뒤축걸기 절반으로 승리했다.

김민종은 경기 후 김성민을 향해 90도로 인사했다.

김민종은 9일 오전 통화에서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김)성민이형과 경쟁하게 돼 불편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며 "김성민 선배도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그저 열심히 하자고 다독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최종 선발전을 앞두고도 김성민 선배는 최선을 다해 싸우라고 했다"며 "대선배를 꺾고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만큼, 김성민 선배의 몫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김성민은 도쿄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삼고 대회를 준비했다.

결과적으로 김민종은 선배의 마지막 꿈을 무너뜨린 셈이 됐다.

그러나 김성민은 경기 후에도 김민종에게 "올림픽 잘 다녀와라"라며 격려를 잊지 않았다.

김민종은 "최선을 다하지 않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정말 최선을 다해 김성민 형과 맞대결을 준비했고, 온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스승 꺾고 올림픽 나가는 유도 김민종 "김성민 형 몫까지 할 것"

이제 김민종의 눈은 도쿄로 향한다.

그는 "그동안 유도 최중량급은 체격 차이로 서양 선수들의 전유물과 다름없었다"며 "도쿄올림픽에선 아시아 출신도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어버이날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김민종은 부모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부모님은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서 정육점을 하신다"며 "어렸을 때부터 아침저녁으로 고기를 구워주시며 뒷바라지를 해주셨는데, 올림픽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호강시켜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유도를 시작한 김민종은 1년 만에 전국대회에 출전했고, 초등학교 6학년 때 각종 대회 우승을 싹쓸이하며 '유도 천재' 수식어를 달았다.

그는 보성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8년 1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형들을 제치고 대표팀에 깜짝 승선하며 '한국 유도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았다.

19살이던 2019년엔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