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태국 촌부리 시암CC 파타야올드코스(파72·657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타일랜드 2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몰아치며 타이틀 방어에 나선 양희영.  /게티이미지
7일 태국 촌부리 시암CC 파타야올드코스(파72·657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타일랜드 2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몰아치며 타이틀 방어에 나선 양희영. /게티이미지
양희영(32)에게 태국은 ‘약속의 땅’이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4승 중 3승을 태국에서 올렸다. LPGA투어 혼다타일랜드(총상금 160만달러·약 18억원)에서만 2015년, 2017년, 2019년 징검다리로 우승했다.

7일 태국 촌부리 시암CC 파타야올드코스(파72·6576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혼다타일랜드(총상금 160만달러·약 18억원) 2라운드에서 양희영은 다시 한번 태국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3언더파에 그쳤던 1라운드 성적을 설욕하듯 단숨에 버디 7개를 잡아냈다. 박희영(34)과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리며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버디 7개로 기세 올린 챔피언

양희영은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경기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2년 전에는 최종 4라운드에서 번개와 비로 인한 경기 지연을 극복하고 65타를 쳐 호주 동포 이민지(25)를 1타 차로 따돌리고 합계 22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타이틀 방어를 벼르며 출전했지만 1라운드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패티 타와타나낏(21), 아타야 티티쿨(18) 등 태국 선수들이 8언더파를 기록하며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가는 동안 양희영은 전반에만 보기 4개를 기록하며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후반부터 양희영의 기세가 살아났다. 10번홀(파5)부터 후반에만 6개의 버디를 몰아치며 1라운드를 3언더파로 마무리했다.

전날의 기분 좋은 마무리 덕분이었을까. 2라운드에서 양희영은 훨훨 날았다. 전반 4번홀(파3)과 6번홀(파4)에서 2개의 버디를 잡은 데 이어 후반에는 5개의 버디를 추가하며 7타를 줄였다.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에 후반으로 갈수록 몰아치는 뒷심은 “역시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전날의 다소 아쉬웠던 기록을 단숨에 만회하며 타이틀 방어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양희영은 2008년 LPGA투어에 데뷔해 14년째 꾸준하게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주춤했지만 올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롯데챔피언십에서 공동 10위를 차지했고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위민스월드챔피언십에서도 공동 12위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양희영은 경기를 마친 뒤 “어제 초반에 샷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 실수가 많았는데 후반부터 샷감이 좋아지고 오늘까지도 이어졌다”며 “3라운드에서도 욕심 부리지 않고 끝까지 인내심 있게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선두 지킨 태국 선수들

2라운드에서도 태국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1라운드를 8언더파 공동 1위로 마무리한 타와타나낏, 티티쿨은 이날도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이 둘은 각각 합계 16언더파, 13언더파를 기록했다.

태국 여자골프 간판인 에리야 쭈타누깐(26)은 3타를 줄여 중간 합계 10언더파 공동 7위로 2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쭈타누깐은 벌레 때문에 짜증을 내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기도 했다. 박희영은 이날 6타를 줄이며 10언더파를 기록해 양희영,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24)와 함께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시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린 박희영은 이틀 연속 이글을 잡아내며 뛰어난 샷감을 선보였다.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24)는 합계 11언더파 공동 4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조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