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의 영원한 라이벌’ 필 미컬슨(51·미국)이 새로운 단체의 출범에 연일 환영 의사를 밝히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별도로 천문학적인 상금을 내걸고 운영하는 골프리그 출범에 찬성하는 듯한 말을 쏟아내면서다.

6일(한국시간)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미컬슨은 PGA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내가 골프 팬이라면 최고의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싶을 것”이라며 “(새로운 리그의 출범은) 정상급 선수들이 최소 15회 이상 더 경기에 나서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컬슨이 말하는 새로운 무대는 슈퍼골프리그(SGL)다. 앞서 프리미어골프리그(PGL)라는 이름으로 출범을 알렸던 단체의 새 이름이다. 이 단체는 지난해 초 48명의 최고 선수만 모아 PGA투어보다 더 많은 상금을 내걸고 커트 탈락 없는 대회를 내걸었다. 그러나 기존 단체들의 강력한 반발로 자취를 감췄다.

사라진 듯했던 ‘쩐의 유혹’은 최근 다시 고개를 든 모습이다. 전날 영국 텔레그래프는 “SGL은 유명한 선수 11명에게 3000만~5000만달러의 보장된 수입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천문학적인 돈의 출처는 사우디아라비아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을 비롯해 저스틴 로즈,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 미컬슨 등이 이 같은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유일하게 챔피언스(시니어)투어에서 뛰는 미컬슨만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미컬슨은 “현재 선수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유연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돈도 많이 번다”며 “(SGL은) 선수들이 의무적으로 출전하는 대회를 늘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골프라는 경기의 발전을 위해선 필요한 부분”이라고도 했다.

미컬슨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는 SGL과 선을 긋는 모습이다.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는 “(SGL 출전 여부를 고민하는 것이) 돈 욕심 때문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골프를 해서 돈을 버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면 그렇게 해도 되겠지만, 내가 골프라는 게임을 하는 건 역사에 내 이름을 남기고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다”라고 꼬집었다.

PGA투어는 또다시 고개를 드는 SGL의 싹을 일찌감치 없애겠다는 계획이다.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는 웰스파고 챔피언십 개막을 앞두고 대회장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GC에서 선수들과 긴급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채널에 따르면 그는 “SGL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곧바로 PGA투어에서 제명될 것”이라는 뜻을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조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