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권 피안타율 0.063' 김광현, 팀 승리를 부르는 실점 억제력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KBO리그에서 뛸 때 "7이닝 1실점보다, 5이닝 무실점이 투구가 더 만족스러울 때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긴 이닝 소화'를 향한 욕심이 큰 투수지만, '실점하지 않는 것'에도 무게를 둔다.

김광현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실점하는 않는 투수'가 되고자 노력 중이다.

득점권 피안타율을 보면, 김광현의 노력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김광현의 2021시즌 득점권 피안타율은 0.063(16타수 1안타)이다.

시즌 피안타율 0.271보다 2할 이상 낮은 수치다.

김광현은 6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서도 상대 득점권에서 5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역투했다.

이날 김광현은 4이닝 동안 2안타와 3볼넷을 내주고 1실점 했다.

삼진은 2개를 잡았는데, 모두 상대 득점권에서 나왔다.

김광현은 2-1로 앞선 4회말 1사 1, 3루에서 대타로 교체돼, 시즌 2승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하지만 김광현이 실점 위기를 슬기롭게 넘긴 덕에 세인트루이스는 메츠를 4-1로 눌렀다.

이날 김광현은 1회 1사 후 피트 알론소에게 우전 안타, 마이클 콘포토에게 볼넷을 내줘 1, 2루에 몰렸다.

위기가 찾아오자, 김광현은 더 힘을 냈다.

김광현은 케빈 필라를 시속 129㎞ 체인지업으로 2루수 뜬공 처리하더니, 제프 맥닐에게 시속 133㎞ 슬라이더를 던져 2루수 땅볼로 요리했다.

'득점권 피안타율 0.063' 김광현, 팀 승리를 부르는 실점 억제력
2, 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막은 김광현은 4회 무사 만루에 처했다.

그러나 이후 만난 3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김광현은 제임스 맥캔을 시속 144㎞ 직구로 3루 땅볼로 유도했다.

홈-1루로 이어지는 병살을 기대할 수 있는 타구였다.

세인트루이스 3루수 놀런 에러나도는 공을 잡은 뒤 몸의 균형을 잃고 넘어졌고, 홈 송구를 하지 못했다.

에러나도가 3루를 밟았다고 판정되면서 아웃 카운트 한 개를 얻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때 1실점 하긴 했지만, 맥캔을 3루 땅볼로 처리해 김광현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더 떨어졌다.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김광현은 이어진 1사 1, 2루에서 141㎞ 몸쪽 직구로 요나탄 비야르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더니, 알모라 주니어를 111㎞ 느린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광현의 빅리그 개인 통산 득점권 피안타율은 0.125(48타수 6안타)이다.

득점권에서는 장타를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허용한 홈런 4개도 모두 솔로포였다.

김광현이 놀라울 정도의 실점 억제력을 선보인 덕에,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이 등판하면 승리를 꿈꾼다.

실제로 올해 김광현이 등판한 4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는 모두 승리했다.

지난해 결과를 포함해도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이 등판한 12경기에서 10승 2패, 0.833의 높은 승률을 찍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