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레오 "석진욱 감독과 재회 기뻐"…사령탑 "훈련하자"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31·등록명 레오)가 석진욱(45) OK금융그룹 감독의 '현역 시절'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V리그에서의 마지막 상대 OK저축은행이 구단명을 OK금융그룹으로 바꾼 것도 알고 있었다.

석진욱 감독과 OK금융그룹도 레오와 인연을 맺길 기원했다.

그리고 극적으로 레오가 OK금융그룹과 계약했다.

레오는 "석진욱 감독님이 나를 잘 알고, 나도 감독님을 잘 안다"며 "OK금융그룹에서 뛰게 돼 기쁘다"고 했다.

OK금융그룹은 4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구슬 추첨을 통해 1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KOVO는 지난 시즌 최종 성적을 기준으로 7위 삼성화재 35개, 6위 현대캐피탈 30개, 5위 한국전력 25개, 4위 KB손해보험 20개, 3위 OK금융그룹 15개, 2위 우리카드 10개, 1위 대한항공 5개씩 구슬을 할당하고, 추첨으로 지명 순서를 정했다.

OK금융그룹은 10.7%(140개 중 15개)의 낮은 확률을 뚫고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었다.

OK금융그룹이 1지명권을 얻는 건 이변이었다.

이후 행보는 예상이 가능했다.

무대에 오른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레오'를 호명했다.

쿠바 출신의 레오는 2012-2013시즌 자유계약선수로 삼성화재에 입단해 2013-2014시즌과 2014-2015시즌까지 총 3시즌 동안 활약했다.

레오는 V리그 사상 최초로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레오가 V리그에 뛰는 동안 득점왕은 모두 레오의 차지였다.

레오는 2012-2013,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도 수상했다.

그러나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삼성화재가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에 패했고, 레오도 아쉬움을 안고 코트를 떠났다.

'1순위' 레오 "석진욱 감독과 재회 기뻐"…사령탑 "훈련하자"
드래프트가 끝난 뒤 레오는 화상 인터뷰에서 "내가 (여전히) 잘 뛸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익숙한 삼성화재에 입단하지 않았지만, OK금융그룹도 낯설지는 않다.

석진욱 감독은 삼성화재에서 2012-2013시즌 현역으로, 레오와 함께 호흡했다.

2014-2015시즌에는 OK저축은행 수석 코치로, 레오 방어책을 고민했다.

레오는 "2012-2013시즌에 석 감독님과 함께 뛰었다.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OK금융그룹에 패한 것도 기억한다"며 "감독님과 서로 잘 아니까, 좋은 점이 많다"고 했다.

석진욱 감독에게 '레오 지명'은 엄청난 행운이다.

석 감독은 "1지명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믿기지 않는다"고 웃으며 "영상을 보니 레오가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더라. 레프트 자원인 레오를 뽑았으니, 조재성을 라이트로 돌리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삼성화재에서 함께 뛸 때, 레오와 석진욱 감독은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다.

2021-2022시즌 둘의 화두도 훈련이다.

레오는 "많은 리그에서 뛰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며 "나는 더 발전하기 위해 훈련을 마다하지 않는 선수다"라고 '강훈련'을 각오했다.

석진욱 감독은 "레오가 살이 찐 것 같다.

훈련을 많이 시킬 생각이다"라며 "외국인 드래프트 1순위를 뽑았다고 상위권 진출을 보장받는 건 아니다.

레오를 포함해 모든 선수가 열심히 훈련할 것이다"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