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에 웃은 김기동 감독, 후반에 웃은 박건하 감독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 삼성이 '빗속 혈투' 속에 승점 1을 나눠 가진 가운데 양 팀 감독은 '절반의 성공'에 만족했다.

포항의 김기동 감독은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하나원큐 K리그1 2021 1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둔 뒤 기자회견에서 "아쉬운 면이 있지만, 실망스럽지는 않다"고 말했다.

포항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임상협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42분 김태환에게 동점 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김 감독은 "초반에는 준비한 대로 경기를 잘했다.

이른 시간 득점하면서 의도한 대로 경기가 풀렸는데, 후반에는 수원이 공격적으로 나섰고 우리 선수들은 지키려고 하면서 움츠러든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3월 홈에서 치른 올 시즌 첫 맞대결(5라운드)에서 수원에 0-3으로 완패했던 포항은 이날 설욕까지는 하지 못했지만, 끝까지 팽팽하게 맞서며 지난 패배의 아쉬움을 덜어냈다.

반면 극적인 동점 골로 승점을 챙긴 수원의 박건하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뛰어 동점을 만든 부분에 손뼉을 쳐주고 싶다"며 선수들의 후반 활약을 칭찬했다.

전반에 웃은 김기동 감독, 후반에 웃은 박건하 감독
박건하 감독은 "이른 시간에 실점하면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쫓기고 급해졌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전반에는 좀 아쉬웠다"며 "후반에는 적극적으로 압박하며 풀어나가려 했는데, 그런 부분이 골로 연결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감독은 수원의 '슈퍼 루키' 정상빈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의견 차이를 보였다.

포항은 시즌 첫 맞대결에서 정상빈에게 일격을 당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이 때문에 김기동 감독은 이날 경기 시작 전부터 "오늘은 정상빈이 잘 보이지 않게 하겠다"며 경고를 하고 나섰다.

포항의 '집중 견제' 덕분이었을까.

정상빈은 이날 여러 차례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돌파를 시도하는 등 활발히 공격에 나섰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확실히 정상빈이 스피드가 있다 보니 우리가 반응하는 게 좀 늦었다.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1차전보다는 잘 막아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박건하 감독은 "득점은 못 했지만, 포항 수비라인을 힘들게 했다"며 "골은 못 넣었지만 동점 골을 기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정상빈이 더 성장하려면 공간이 없는 곳에서의 움직임이나 연결을 더 알아가야 한다"며 "아직 어린 선수다.

오늘도 좋은 경험을 했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