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감독, 선수·코치로 전 감독과 인연…이젠 사령탑으로 지략 대결
'사제에서 적으로'…전창진-김승기 감독 '챔프전 양보는 없다'

오랜 시간 함께 호흡을 맞추던 두 사람이 '외나무다리'에서 적으로 만났다.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게 된 전주 KCC의 전창진(58) 감독과 안양 KGC인삼공사 김승기(49) 감독의 이야기다.

30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두 사령탑은 '일전'을 앞두고 각자의 각오를 다졌다.

전창진 감독은 한때 자신의 제자였고, 코치로서 자신을 보좌했던 김 감독과 만나는 감회를 묻자 다소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전 감독은 "예전에 보던 사람이 아닌 것 같다.

KBL에서 상당히 능력 있고 인정받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내가 감히 뭐라고 이야기를 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나는 오래 쉬었다 왔는데, (김 감독이) 경기하는 걸 보면 여유도 있고 팀도 훈련이 잘돼 있다고 생각한다.

무서운 감독이 돼 있는 건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또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에게 많이 배웠는데 이번 챔프전에서도 배워가겠다"며 "내 나이에 김 감독에게 배운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배움에 끝이 없으니 한 경기 한 경기 배우며 잘 치러보겠다"고 전했다.

다만 전 감독은 "이번에 꼭 우승해서 이정현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가 되면 좋겠다"는 말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김승기 감독은 현역 시절이던 2002-2003시즌(원주 TG)과 2005-2006시즌(원주 동부) 전창진 감독의 지도를 받았고, 은퇴한 직후인 2006-2007시즌부터 동부 코치로 전 감독을 보좌했다.

2009-2010시즌부터는 부산 kt에서, 2015시즌에는 인삼공사에서 역시 감독과 코치로 쭉 함께했다.

하지만 과거를 뒤로 하고, 올 시즌에는 단 하나의 우승 트로피를 두고 경쟁한다.

'사제에서 적으로'…전창진-김승기 감독 '챔프전 양보는 없다'

인삼공사의 김승기 감독은 전 감독을 상대로 우승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감독은 전 감독의 평가에 "정말 감사하다.

내가 존경하는 분이고,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해주신 분"이라며 화답했다.

이어 "내가 처음 감독할 때 '아직도 그분(전 감독)의 피가 흐른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분과 붙어보고 싶다'고 했다"며 "승부에 있어서만큼은 이기고 싶다.

승부이기 때문에 져주는 것은 없다.

무조건 우승하고 전 감독님께 축하를 받고 싶다"고 솔직한 소망을 드러냈다.

양 팀의 챔피언결정전은 다음 달 3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7전 4승제로 진행된다.

KCC는 2010-2011시즌 이후 10년 만에, 전창진 감독 개인으로는 원주 동부를 이끌던 2007-2008시즌 이후 13시즌 만에 PO 우승에 도전한다.

전 감독의 마지막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함께 이끌었던 김 감독은 2016-2017시즌 인삼공사의 PO 우승 이후 4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이번 챔프전에서는 둘 중 한 사람만 웃을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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