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판정리·정리정돈 솔선수범…"나 아닌 팀의 운을 위해"
SSG 마무리 투수 김상수는 '왜 쓰레기를 줍고 다닐까'
"상수가 라커룸 쓰레기를 다 줍고 다닙니다.

"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김원형 감독이 마무리 투수 김상수의 숨겨진 선행을 공개했다.

김 감독은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t wiz와 경기를 앞두고, 김상수가 세부 기록이 썩 좋은 편이 아닌데도 승리는 잘 지키는 비결을 설명하다가 그만의 특이한 버릇을 취재진에 귀띔했다.

"쓰레기를 줍고 다닌다.

식판 정리도 자기가 다 한다.

라커룸 청소해주시는 분도 따로 있지만, 상수가 눈에 보이는 것은 다 치운다.

정리 정돈도 해주고, 잘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왜 하느냐고 물으니 그런 일을 많이 해야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흔히 말하는 기(氣)를 위해서다.

어떻게 보면 선행인데, 기와 연결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좋은 일을 해서 좋은 기운을 얻기 위한 행동이라는 의미였다.

김상수는 28일 기준으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2.16으로 높은 편이다.

10⅔이닝을 던지면서 안타 13개와 볼넷 10개를 내줬다.

하지만 실점은 4점으로 막아냈다.

김 감독은 "김상수는 초반에 본인 구위가 안 나온다고 생각해서 공이 몰린 것 같다.

2볼-2스트라이크, 3볼-2스트라이크 상황으로 많이 갔으니 공 개수가 많아지고 주자를 많이 내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스트라이크를 넣을 수 있는 능력과 타자 처리할 변화구가 있는 투수"라며 위기에 몰려도 잘 막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좋은 '기운'을 받아서 세이브를 수확한다는 이야기였다.

김상수는 이날 경기에서 4-2로 앞선 9회초 등판해 주자를 한 명도 내보내지 않고 삼자범퇴로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이 경기로 김상수는 시즌 1승 6세이브를 기록, 김강률(두산)·오승환(삼성)과 나란히 세이브 공동 1위에 올랐다.

경기 후 김상수는 쓰레기 줍기에 담긴 숨겨진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팀에 좋은 기운을 주려고 쓰레기를 줍는다고 밝혔다.

김상수는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BABIP에 운도 많이 작용한다고 생각한다"며 "알아보니 지난 2년간 팀 BABIP이 좋지 않았다"며 SSG에 운이 안 따른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 줍기는) 마음에서 우러나 선행을 하려는 것도 있지만, BABIP에서 좋은 기운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팀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면 운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선수들도 함께하게 된다면 더 좋아질 거로 생각한다"며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더 좋은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