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투자 해주신 회장님께 감사…내일부터 다음 시즌 준비"
울컥한 유도훈 감독 "전자랜드 오래 있으면서 우승 못 해 죄송"

"제가 선수 입장이었어도 (오늘 같은 경기에는) 많이 흔들렸을 텐데…."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54) 감독의 목소리가 떨렸다.

항상 눈빛이 살아 있고, 언제나 강단 있는 모습을 잃지 않는 유도훈 감독이지만 전자랜드 구단의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실에 들어서서는 그의 눈가도 촉촉해졌다.

2020-2021시즌을 끝으로 모기업이 농구단 운영을 마치는 전자랜드는 29일 전북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4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 5차전에서 전주 KCC에 67-75로 져 탈락했다.

2020-2021시즌을 끝낸 전자랜드는 이제 더는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설 수 없게 됐다.

KBL이 현재 구단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자랜드는 이날로 2003년 창단 후 18년 팀 역사를 마무리했다.

유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오늘 결과에 대해서는 감독인 제게 책임을 돌려주시고, 선수들은 끝까지 참고 견뎌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선수 입장이더라도 많이 흔들렸을 텐데"라고 말하면서 목소리가 살짝 떨리기 시작했다.

유 감독은 "주장 정영삼, 고참인 박찬희와 차바위 등이 후배 선수들과 팀 분위기를 잡아가려는 모습들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오늘 이 시간 이후로는 여러 상황이 발생하겠지만 우리 좋은 선수들이 앞으로도 계속 잘 이뤄져 나가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2009년 전자랜드 코치로 이 팀과 인연을 맺은 유 감독은 "제가 여기 오래 있으면서 우승을 한 번도 못 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해주신 전자랜드 회장님, 임직원 여러분께 농구인 한 사람으로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인사했다.

그는 이 말을 하면서도 감정이 북받치는 것 같았다.

유 감독은 "전자랜드에서 감독 생활을 오래 하면서 선수들과 정상을 못 밟아본 것이 죄송하면서도 저 자신에게도 힘들었다"며 아쉬워했다.

전자랜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오늘"이라고 답했다.

전자랜드의 팀 컬러인 주황색 넥타이를 매고 나온 유 감독은 "3차전부터 계속 맸던 것"이라며 "내일부터는 돌아가는 상황도 보면서 다음 시즌 준비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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