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점 차 미만 경기 전체 39%…순위도 경기도 연일 '접전'
불펜 의존도 급증…프로야구 대혼전에 구원 투수 운용 비상
프로야구 초반 순위 대혼전 양상과 맞물려 불펜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KBO리그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의 자료를 보면, 27일 현재 10개 구단 구원 투수들의 평균 투구 이닝은 79⅔이닝이다.

선발 투수의 평균 투구 이닝(100이닝) 대비 79.67%를 차지한다.

2020년 시즌 전체 구원 투수의 평균 투구 이닝(524⅓이닝)이 선발 투수 평균 투구 이닝(754⅔이닝)의 69%였던 점에 비춰보면 올해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4차례 연장전을 치른 키움 히어로즈의 불펜 투구 이닝이 87⅓이닝으로 가장 많았다.

선두 LG 트윈스가 86⅔이닝으로 뒤를 이었고, 역시 5번의 연장전을 벌인 KIA 타이거즈가 86⅓이닝으로 3위를 달렸다.

송은범, 정우영, 김대유, 고우석 등 불펜의 힘으로 시즌 초반 신바람을 낸 LG는 선발 투수 투구 이닝(91⅓이닝)과 불펜의 투구 이닝이 거의 비슷했다.

불펜 의존도 급증…프로야구 대혼전에 구원 투수 운용 비상
최근 KIA 타이거즈 필승 계투조의 일원인 장현식과 정해영이 너무 자주 등판한 것과 관련해 누리꾼들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셋업맨인 장현식은 팀이 치른 20경기 중 13경기에, 마무리로 뛰는 정해영은 10경기에 등판했다.

한화 이글스를 4-3으로 따돌린 27일 경기에서도 둘은 8회, 9회 차례로 등판해 홀드와 세이브를 각각 챙겼다.

혹사를 의심하는 팬들의 문제제기도, 타선 침묵으로 유독 박빙의 경기가 많아 둘에게 크게 기댈 수밖에 없는 KIA의 사정도 모두 이해할 만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 동계훈련, 입국 후 2주 격리에 따른 외국인 투수들의 더딘 페이스 등으로 현재 각 구단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는 2∼3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통합우승팀 NC 다이노스는 드루 루친스키, 키움은 에릭 요키시 1명만 규정 이닝을 넘겨 심각한 선발 투수난에 시달린다.

불펜 의존도 급증…프로야구 대혼전에 구원 투수 운용 비상
불펜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다른 팀과 달리 삼성 라이온즈만이 선발 야구로 상승세를 탔다.

다승(4승), 탈삼진(34) 1위를 질주하는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필두로 3승을 올리며 토종 간판으로 떠오른 우완 원태인, 벤 라이블리, 백정현 등 4명의 선발 투수가 규정 이닝을 넘겼다.

삼성 선발 투수들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13⅓이닝을 합작했다.

가장 적은 LG보다 20이닝 이상을 더 던졌다.

삼성 구원 투수들의 투구 이닝은 69⅔이닝으로 kt wiz(66이닝) 다음으로 적다.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이 연일 벌어지는 것도 불펜 의존도를 키운 요인으로 보인다.

27일까지 진행한 101경기 중 1점 차 경기가 28번, 2점 차 경기가 11번에 달했다.

2점 차 미만 경기가 39번으로 전체 경기의 39%를 채웠다.

끝을 알 수 없는 경기가 이어지면서 각 팀 필승조는 연일 출격을 대기한다.

이제 전체 시즌의 14%만 치르고도 각 팀은 벌써 불펜의 피로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