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는 15년 만에 '빅4' 이외 세계 2위…'세대교체 바람'
23세 치치파스, 18년 만에 '빅4' 아닌 연말 세계 1위 도전
올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는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최근 남자 테니스는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 로저 페더러(8위·스위스), 앤디 머리(121위·영국)의 '빅4'가 20년 가까이 지배해왔다.

이들 가운데 1981년생 페더러가 올해 40세가 됐고, 나달이 35세, 조코비치와 머리는 34세 동갑이다.

이 '빅4'는 2004년부터 올해 호주오픈까지 총 68회의 메이저 대회 가운데 남자 단식에서 60회 우승을 나눠 가졌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은 이들이 돌아가며 했다.

그러나 지난해 US오픈에서 도미니크 팀(4위·오스트리아)이 우승을 차지하며 '빅4'의 아성에 균열을 냈고, 올해 3월에는 다닐 메드베데프(3위·러시아)가 세계 랭킹 2위에 올랐다.

'빅4' 이외의 선수가 세계 랭킹 2위에 오른 것은 2005년 7월 이후 올해 3월 메드베데프가 15년 8개월 만이었다.

메드베데프는 지난주까지 세계 2위를 유지하다가 나달이 25일 끝난 ATP 투어 바르셀로나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나달에게 2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나달이 랭킹 포인트 9천810점, 메드베데프는 9천700점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

23세 치치파스, 18년 만에 '빅4' 아닌 연말 세계 1위 도전
또 올해 성적만 따로 집계하는 2021년 단식 레이스 순위에서는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그리스)가 2천840점으로 선두다.

시즌 도중이라도 '빅4'가 아닌 선수가 단식 레이스 1위에 오른 것은 2014년 스탄 바브링카(21위·스위스) 이후 올해 치치파스가 7년 만이다.

올해 성적만 집계한 단식 레이스에서는 치치파스에 이어 안드레이 루블료프(7위·러시아)가 2위, 조코비치가 3위다.

치치파스는 올해 호주오픈 4강에 들었고, 롤렉스 몬테카를로 마스터스 우승과 멕시코오픈, 바르셀로나오픈에서 준우승했다.

치치파스가 최근 흐름을 이어 연말까지 2021시즌 성적 1위를 지킬 경우 2003년 앤디 로딕(미국) 이후 18년 만에 '빅4' 이외의 연말 세계 1위가 된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우승한 팀이 28세이고, 메드베데프가 25세, 치치파스는 23세로 모두 20대 선수들이다.

23세 치치파스, 18년 만에 '빅4' 아닌 연말 세계 1위 도전
물론 여전히 조코비치가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올해 남은 메이저 대회들인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US오픈 등에서 또 조코비치나 나달, 페더러 등이 정상에 오를 경우 2021년도 여전히 '빅4'의 강세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페더러가 40대에 접어들고, 역시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조코비치나 나달이 팀과 메드베데프, 치치파스 등 '20대 기수'들의 도전을 언제까지 이겨낼 수 있을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