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용납 못 해"…EPL·EFL 등 소셜 미디어 '단체 보이콧'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를 포함한 다수의 영국 축구 단체들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의미로 소셜 미디어 '단체 보이콧'을 선언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등은 2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에서 선수들과 축구계 관계자들을 향한 차별행위가 계속됨에 따라 이달 30일 오후 3시부터 다음 달 3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소셜 미디어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보이콧에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와 잉글랜드풋볼리그(EFL),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FA 여자 챔피언십, 잉글랜드프로경기심판기구(PGMOL),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리그감독협회(LMA), 차별반대 단체 '킷 잇 아웃'(Kick it out) 등 10여 개 단체가 대거 동참한다.

이들은 나흘간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계정을 이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번 보이콧 움직임은 온라인에서 선수들이 인종차별과 모욕을 당하는 일이 빈번한 가운데, 소셜 미디어 회사들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잉글랜드 축구계는 지난해부터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에 동참하며 인종차별을 반대하고 있지만, 선수들은 꾸준히 차별의 타깃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손흥민도 희생양이 됐다.

그는 1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0-2021 EPL 31라운드 경기에서 스콧 맥토미니의 파울에 과도한 연기를 했다며 악플을 받았다.

손흥민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DVD나 팔아라, "다이빙을 멈추고 돌아가서 고양이와 박쥐, 개나 먹어라" 등 인종차별적 발언이 쏟아졌다.

EPL 등은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온라인상의 혐오를 뿌리뽑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보이콧은 이를 강조하기 위한 잉글랜드 축구계의 단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2월 축구계는 소셜 미디어 기업들에 공격적인 게시물 필터링과 차단, 철거, 개선된 검증 절차 등을 요구했다.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멈추지 않는 차별적 메시지를 막고 실제적인 결과가 나타나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요청을 반복한다"고 덧붙였다.

리처드 마스터스 EPL 최고경영자(CEO)는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 행위도 용납할 수 없으며, 선수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받는 끔찍한 모욕 역시 더 두고 볼 수 없다"며 "우리는 소셜 미디어 기업에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그들의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차별을 막기 위한 정책과 프로세스의 개선을 보고 싶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