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 "로이 킨 때문에 바지에 실수할 뻔..."

[엑스포츠뉴스 김상훈 인턴기자] 로이 킨의 카리스마가 피케의 바지를 더럽힐 뻔했다.

英 언론 미러는 23일 (이하 한국시각) 2018년 피케가 더 플레이어 티리뷴에 전한 로이킨과의 이야기를 재조명했다.

피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당시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18살이었다. 선수들은 퍼거슨 감독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 옆에는 긱스, 리오 퍼디난드 그리고 반 니스텔루이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너무 떨렸다. 상상해봐라. 그래서 속으로 '주목만 받지 말자. 투명 인간처럼 있자'라고 생각했다`라며 당시 본인의 심정을 공유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내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내 다리에 누군가의 다리가 닿았다. 로이 킨이었다. 맞닿은 다리로 그의 들숨과 날숨이 느껴지더라`라고 급격한 상황 변화를 설명했다.

`그 순간 미세한 진동이 울렸다. 정말 작은 진동이었다. 선수들은 서로 대화하고 있었고 아무도 못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로이 킨은 달랐다`라고 말했다.

`로이 킨은 벌떡 일어나서 소리쳤다. '다들 조용히 해! 야 조용히 해! 이 진동 소리 뭐야! 어떤 죽일 놈이야!' 그러자 모든 선수들이 진동소리에 집중했다`라며 긴장된 그 순간을 묘사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진동의 근원지는 내 폰이었다. 사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날 하필 진동으로 설정해 놓은 것이다`라며 당시 좌절감을 전달했다.

`선배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지 로이 킨은 사람 하나 잡을 듯한 표정이었다. 로이 킨이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어 보이자 나는 자수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정말 작고 여린 18살의 목소리로 사과했다. 그날의 긴장감은 아직도 나를 섬뜩하게 만든다`라고 말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피케는 2008년 맨유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후 줄곧 스페인에서 뛰었다. 580경기에 나와 활약한 베테랑이지만 당시 진동소리는 여전히 피케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듯하다.

sports@xports.com / 사진 = 피케 개인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