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고민 "미래 4번 타자, 기다려 줘야죠"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현세 기자] `조금 더 기다려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는 이대호 후계자라고 자주 평가받아 왔다. 미래 롯데 4번 타자감이라고 보는 시선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는데도 작년 시즌 135경기 타율 0.275 OPS(출루율+장타율) 0.797, 17홈런 67타점 쳐 기대를 키웠다. 이제는 `30홈런 100타점`이 목표다. '홈런 타자' 수식어는 목표를 이루고 나면 불러 달라고 했다. 고평가는 아직이라고 보는 한동희다.

허문회 감독은 `우리 팀 미래가 돼 주면 얼마나 좋겠나`라면서도 `조금 더 기다려 줘야 하지 않겠나. 어쩌면 몇 년 걸릴 수 있다. 물론 어느 선수가 미래 4번 타자를 맡아 줄는지 모르는 것이다. 동희가 될 수도, (김)민수가 될 수도 있다. 냉정하게 말해서 그 자리는 선수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도, 내가 시키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조금 더 지켜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허 감독은 작년부터 한동희를 여러 타순에 배치해 오고 있다. 작년 시즌 2, 5번 등 주요 타순에 배치했다가 타격 페이스가 내려가 있는 때 순서를 옮겨 줘 부담을 덜어 주려고도 했다. 한동희는 1, 4번 제외 전 타순에 배치돼 오며 성공적 첫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고 평가받았다. 허 감독은 `동희가 작년에 잘해서 부담 느낄 수 있겠지만, 타격 페이스가 내려가 있다면 올해 역시 하위 타순에 내려 주겠다`고 했다.

한동희는 올 시즌 13경기 타율 0.292(48타수 14안타) OPS 0.901, 2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하위 타순에 배치돼 있는 경기가 대부분이다. 그중 8번 타순에서는 타율 0.300, 2홈런 8타점 쳐 부담 없는 타격 페이스를 보여 주고 있다. 타격 컨디션에 따라서 타순 상향 조정 가능성 또한 열려 있다. 내년 시즌 뒤 은퇴하는 롯데 4번 타자 이대호를 이을 잠재력을 다시 한번 보여 줄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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