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팀 리버풀과 비겼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즈 유나이티드가 '유러피언 슈퍼리그'(ESL)에 참가하기로 한 리버풀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리즈는 20일(한국시간) 영국 리즈 엘런 로드에서 리버풀과 가진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홈 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리버풀은 사디오 마네와 로베르토 피르미누, 디오고 조타를 내세워 전반 내내 리즈를 압박했다. 전반 31분 마네가 선제골을 터트려 리드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리즈유나이티드는 동점골을 터트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리즈는 코너킥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디오고 요렌테는 헤딩으로 골문을 뚫었고 승부는 동점으로 마무리됐다.

경기가 끝난 뒤 리즈는 공식 SNS에 "요렌테의 막판 동점 골로 슈퍼리그 팀 리버풀과 1-1로 비겼다"고 올렸다. '그들만의 리그' ESL에 참여하기로 한 리버풀을 저격한 것이다.

ESL은 유럽 빅 클럽들끼리만 치르는 대회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유럽대항전과 별개로 리버풀, 첼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토트넘홋스퍼를 비롯해 레알마드리드, 유벤투스 등 유럽 대표 구단 12곳이 창립멤버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인 JP모건이 거액을 투자하면서 창립멤버는 성적과 무관하게 출전만으로도 1억3000만 파운드(약 2000억원)를 확보한다.



유럽 클럽대항전을 주관하는 유럽축구연맹(UEFA)이 강경 대응을 예고하는 등 축구계를 둘러싸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영국 BBC는 이날 리즈와 리버풀의 경기가 치러진 엘런드 로드 밖에는 리즈뿐만 아니라 다른 클럽 팬들까지 모여 ESL 참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일부 팬은 리버풀의 셔츠를 불태우기도 했다.

이날 리즈 선수들은 경기 전 UEFA 챔피언스리그 로고 아래 '노력해서 얻어라'라는 뜻의 'earn it'을 새긴 흰색 셔츠를 입고 몸을 풀었다. 셔츠 뒷면에는 '축구는 팬들을 위한 것'(Football is for the fans)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리즈 구단은 리버풀 선수들이 ESL 참여에 항의하기를 원할 지도 모른다며 상대 팀 라커룸에도 똑같은 셔츠를 놔뒀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