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어느 정도 예상…MVP에 어울리는 시즌 보냈다고 자부"
'두 번째 MVP' 정지석 "다음 목표는 트레블…안주하지 않겠다"
대한항공을 창단 첫 통합 우승으로 이끌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거머쥔 레프트 공격수 정지석(26)은 차기 시즌 팀을 트레블(3관왕) 우승으로 이끌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지석은 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뒤 "이번 수상에 만족해하지 않고, 차기 시즌에 내가 왜 MVP를 받았는지 증명하고 싶다"며 "팀 통합우승으로 동기부여가 흐려질 수도 있는 상황인데, (컵대회 우승을 포함한) 트레블을 목표로 잡고 더 욕심내겠다"고 말했다.

정지석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득점 6위, 공격 성공률 1위, 서브 2위에 오르며 팀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대한항공은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의 부상과 외국인 선수 교체로 전력에 누수가 있었지만, 정지석이 팀 공격을 이끌며 큰 역할을 했다.

이에 정지석은 MVP 투표에서 31표 중 22표를 받아 KB손해보험 노우모리 케이타(8표)를 제치고 MVP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는 챔피언결정전 MVP에 이어 MVP 2관왕 자리에 올랐는데, 남자부에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동시에 석권한 건 2016-2017시즌 문성민 이후 4년 만이다.

정지석은 "7부 능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다"며 MVP 수상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밝혔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케이타에 관해선 "매우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고 재밌는 세리머니로 프로배구 흥행에 도움을 줬다"며 치켜세웠다.

이어 "팀 동료 곽승석 형도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가장 저평가된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주전 세터 한선수에게 인사도 잊지 않았다.

대선배 한선수는 정지석이 안주하지 않도록 일 년 내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정지석은 "다음 챔피언결정전 땐 한선수 형에게 칭찬을 한 번이라도 듣고 싶다"며 웃었다.

정지석은 처음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던 2018-2019시즌과 비교해달라는 말에 "당시엔 팀원들이 내게 MVP 수상을 몰아줬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올해는 내 플레이에 자신 있었다"며 "특히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을 만나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넓은 각도와 스피드로 공격을 펼쳤다면, 올 시즌은 타점까지 더해 선택지가 넓어졌다"며 "MVP 수상에 어울리는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