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헤리티지(총상금 710만달러) 3라운드에서 김시우(26·사진)의 버디 퍼트가 홀 안으로 들어갔지만 아깝게 파로 인정됐다. 공을 너무 오래 기다려 벌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시우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의 하버타운 골프링크스(파71)에서 열린 RBC헤리티지 3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를 쳤다. 3라운드 합계 4언더파 209타로 공동 42위를 기록했다.

김시우는 이날 3번홀(파4)에서 약 9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시도했다. 공은 홀 바로 옆에서 멈췄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위치였다. 김시우와 캐디를 비롯해 동반 라운드를 펼친 맷 쿠처(미국) 등도 신기하다는 듯 웃으며 한동안 상황을 지켜봤다.

약 1분 뒤 공은 홀 안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김시우의 성적은 파로 기록됐다. ‘골프 규칙’ 13.3a에 ‘선수의 공이 일부라도 홀 가장자리에 걸쳐 있는 경우 선수에게 홀에 다가가는 데 필요한 합리적인 시간이 주어지며 그 공이 홀 안으로 떨어지는지 지켜보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으로 10초가 추가로 허용된다’고 나와 있기 때문이다.

골프규칙에는 ‘10초 안에 그 공이 홀 안으로 떨어진 경우 선수는 직전의 스트로크로 홀 아웃한 것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0초를 넘겼다면 ‘그 공을 플레이하기 전에 홀 안으로 떨어진 경우 선수가 직전의 스트로크로 홀 아웃한 것이 되지만 그 홀의 점수에 1벌타가 추가된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이날 김시우의 3번홀 상황은 버디 퍼트가 들어갔지만 1벌타가 추가된 것으로 마무리됐다. 선수가 홀에 다가선 이후로도 공이 홀 안으로 떨어질 때까지 10초 이상 걸렸기 때문이다. 김시우와 함께 3라운드를 치른 쿠처는 “분명히 10초 이상 걸린 것은 맞지만 공이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며 “움직이는 공을 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임성재(23)는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며 맷 월리스(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4위를 기록했다. 합계 11언더파로, 단독선두 스튜어트 싱크(미국)에게 7타 뒤졌다. 그는 전날 2라운드에서만 6타를 줄이며 공동 4위로 도약한 데 이어 3라운드에서도 15번, 1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2언더파를 기록했다. 최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 조별리그 탈락, 마스터스 커트 탈락 등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톱10’ 성적을 바라보게 됐다. 싱크는 2위 콜린 모리카와(미국)를 5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이틀 연속 선두를 달렸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