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판도 변화 '태풍의 눈'…'특급용병' 케이타의 화력소 눈길
12년 만의 사죄…'박철우 폭행' 이상열 감독 결국 자진사퇴
[프로배구결산] ① 현대캐피탈의 나비효과…KB손보·한국전력 약진

남자프로배구의 '전통 명가'로 꼽히는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탈락의 아픔도 함께 나눴다.

현대캐피탈은 6위, 삼성화재는 7위로 초라하게 시즌을 마쳤다.

남자배구의 '양강'이자 챔피언결정전 단골이었던 두 팀이 나란히 '봄 배구'에 초대받지 못한 건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전광인이 입대한 현대캐피탈은 대대적인 리빌딩에 돌입하면서 일찌감치 성적을 포기했다.

현대캐피탈이 다음 시즌 이후를 내다보고 내린 이 결정은 '나비효과'처럼 확산해 리그 판도 전체를 뒤흔들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11월 한국전력과 선수 3명씩 맞바꾸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현대캐피탈은 장신 센터 김명관과 성장 속도가 빠른 레프트 이승준 등 유망주를 영입하고 신인 지명권을 확보해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다.

[프로배구결산] ① 현대캐피탈의 나비효과…KB손보·한국전력 약진

개막 7연패로 최하위에 처졌던 한국전력은 국가대표 센터 신영석과 베테랑 세터 황동일을 영입해 반전의 토대를 쌓았다.

한국전력은 삼성화재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박철우의 영입과 신영석의 가세로 인해 무서운 기세로 승점을 쌓아갔다.

한국전력이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하면서 역대급 '봄 배구' 경쟁이 펼쳐졌다.

한국전력은 승점 1이 부족해 5위로 4년 만의 포스트시즌 티켓을 아쉽게 놓쳤지만, 개막 7연패 팀이 써낸 반전 스토리는 최대 화젯거리였다.

미래보다 현재를 선택한 한국전력은 다음 시즌엔 레프트 서재덕이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신구 조화를 이루고 외국인 선수를 잘 선발하면 봄 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프로배구결산] ① 현대캐피탈의 나비효과…KB손보·한국전력 약진

시즌 초반엔 KB손해보험의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가 이슈를 독점했다.

KB손보는 비시즌 별다른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전체 1순위로 19세에 불과한 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케이타를 선발한 모험이 통했다.

케이타는 상상을 뛰어넘는 점프력을 바탕으로 팀의 돌풍을 이끌었다.

코트 위에서 펼치는 갖가지 유쾌한 세리머니도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두 팔을 위아래로 휘젓는 '독수리 세리머니'와 다섯 손가락을 쫙 펴고 얼굴을 가리는 '손바닥 세리머니'는 케이타의 상징이 됐다.

OK금융그룹도 V리그에서만 4시즌째 뛰는 브라질 출신 펠리페 알톤 반데로의 활약을 앞세워 1라운드 6전 전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두 팀은 지난 2월 여자부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다영에서 시작된 학교폭력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프로배구결산] ① 현대캐피탈의 나비효과…KB손보·한국전력 약진

이상열 KB손보 감독은 12년 전 박철우를 폭행한 사건이 재조명되며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OK금융그룹도 송명근, 심경섭이 학창 시절 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전력에서 이탈했다.

악재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두 팀이 지난 2월 21일 맞대결한 이후 KB손보의 주전 센터 박진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남자부 경기가 2주간 중단됐고, 두 팀은 이 기간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서 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그 여파 속에 KB손보는 3위, OK금융그룹은 4위로 간신히 '봄 배구'에 합류했지만, 여정은 오래가지 못했다.

KB손보는 준플레이오프 단판 승부에서 OK금융그룹에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해 10년을 기다린 '봄 배구'가 1경기 만에 끝났다.

OK금융그룹도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내리 패해 일찍 봄 배구를 마감했다.

[프로배구결산] ① 현대캐피탈의 나비효과…KB손보·한국전력 약진

올 시즌 가장 안정된 전력을 구축한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프전에서 우리카드를 꺾고 창단 이래 처음으로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남자 프로배구 첫 외국인 사령탑인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은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은 첫해에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