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우리카드 감독 "선수들 챔프전 통해 한 단계 성장하길"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 "3세트가 승부처…쥐어 짜내서 이겨"


남자 프로배구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대한항공에 구단 최초 통합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선사한 이탈리아 출신의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은 "살면서 공짜로 주는 건 없다"며 "우승이 주는 만족감이 굉장히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산틸리 감독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끝난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1로 따돌려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우승을 확정한 뒤 "넉 점을 끌려가던 3세트가 승부처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한선수를 대신해 들어간 유광우,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와 교대한 임동혁이 잘해줬다"며 "양팀 선수들이 모두 피곤할 때엔 몸을 쥐어 짜내서 플레이를 해야 했고, 3세트가 그랬다"고 덧붙였다.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 "3세트가 승부처…쥐어 짜내서 이겨"

산틸리 감독은 한국에서 겪은 여러 순간 중 이날 3세트가 가장 어려웠다며 "모 아니면 도"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V리그 첫 외국인 감독으로 통합 우승이라는 역사를 이룬 것에 "고맙다"면서 산틸리 감독은 "한국 리그를 많이 연구했고 통합 우승이라는 게 몇 차례 없는 일반적이지 않은 기록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방식도 통할 수 있다는 걸 첫 훈련부터 보여주고 싶었고, 선수들에게 그런 다른 방식의 확신을 주고 싶었다"며 "조재영, 임동혁, 진지위 등이 이런 훈련으로 성장했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산틸리 감독은 "마지막 순간까지 날 믿고 따라와줬다"며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건네기도 했다.

외국인으로 겪은 쉽지 않았던 경험도 감추지 않았다.

산틸리 감독은 시즌 초반 격렬한 판정 항의로 화제에 올랐다.

그는 "한국 리그는 굉장히 터프해 그렇게 해야만 했다"며 "그저 외국인이라고 주목을 받아 왔을 뿐"이라고 했다.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 "3세트가 승부처…쥐어 짜내서 이겨"


챔프전 세 번째 도전에서도 아쉽게 고배를 든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그간 선수들이 고생 많이 했다"며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을 뛰었으니 한 단계 성장하길 바란다"고 했다.

우리카드는 신 감독 부임 첫 시즌은 2018-2019시즌 처음으로 봄 배구를 즐겼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기 종료된 2019-2020시즌에선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엔 정규리그 2위로 창단 이래 최초로 챔프전 무대에 올랐지만, 최강 대한항공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해마다 팀을 한 단계씩 끌어올린 신 감독은 "순간적인 범실 하나가 승패를 좌우한다"며 2세트 듀스 상황에서 블로킹이 없는데도 코트 바깥으로 공을 때린 센터 최석기의 범실 등을 안타까운 장면으로 꼽았다.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 "3세트가 승부처…쥐어 짜내서 이겨"

신 감독은 "경기 내용이 아쉽고 안 풀리다 보니 우리가 연습했던 리듬을 타지 못했다"며 "경기 운영 능력에서 밀려 '이기는 배구'를 못한 게 패인"이라고 짚었다.

한편 신 감독은 챔프전 3차전에서 알렉스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와 언쟁을 벌인 산틸리 감독이 알렉스에게 예의에서 벗어난 행동을 했다며 5차전 직전 산틸리 감독과 선의를 다짐하는 주먹 악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우승이 확정된 뒤엔 산틸리 감독과 주먹을 부딪치고 챔프전을 달군 신경전을 마무리했다.

산틸리 감독은 이와 관련해 "알렉스에게 4차전 직전 '내게 대화할 생각하지 말고 경기에 집중하라'는 말만 했다"며 "어느 나라에서건 악수를 거부한 경우는 처음이었다"며 신 감독의 행동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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