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점 차 대패 한화, 9회초 '강경학-정진호' 야수 계투 작전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이 패색이 짙어진 경기에서 야수를 마운드에 투입하는 이벤트를 연출했다.

한화는 1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14로 패색이 짙은 9회초 강경학을 투수로 기용했다.

승부가 기운 경기에서 투수를 아끼기 위해 야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것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종종 발생하지만, KBO리그에서는 드문 사례다.

2011년 입단한 강경학이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것은 데뷔 이후 처음이다.

8회까지 3루수를 맡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강경학은 시속 140㎞의 빠른 공을 던지며 첫 타자 장승현을 중견수 뜬공, 권민석은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그러나 이후 사사구 3개를 허용한 강경학은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싹쓸이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강경학이 2안타를 더 맞고 추가로 1실점 하면서 투구 수가 28개로 늘어나자 한화 벤치는 투수를 교체했다.

강경학 대신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역시 야수인 정진호였다.

한화에서 외야수 혹은 지명타자로 주로 출장하는 정진호가 투수로 등판하는 것도 처음이다.

정진호는 투수 데뷔전이었지만 공 4개 만에 신성현을 우익수 뜬공을 잡아 이닝을 마쳤다.

결국 이날 경기는 한화가 1-18로 졌다.

KBO리그에서 야수가 투수로 등판한 최근 사례는 지난해 6월 5일 대전구장 경기에서 한화의 노시환이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공을 던진 적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