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타 쳤는데도 기회 못 얻는 롯데 포수 지시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포수 지시완(27)은 28인 엔트리에 들긴 했지만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선수다.

지시완은 팀이 4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수비로는 2이닝, 타격은 한 타석에 들어선 것이 고작이다.

그 유일한 한 타석도 지시완에게 기회를 주려고 해서 준 게 아니다.

지난 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롯데는 5-4, 1점 차로 앞선 7회초 2사 1, 2루의 기회를 맞았다.

허문회 감독은 상대 좌완 불펜 임정호를 맞아 김준태를 빼고 대타 강태율을 냈다.

하지만 NC가 바로 우투수로 교체하자 강태율은 타석에 서보지도 못하고 좌타 대타 이병규로 교체됐다.

포수 엔트리 3명 가운데 김준태, 강태율을 소진해서 지시완에게 어쩔 수 없이 기회가 돌아간 것이다.

지시완은 그렇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5-5 동점이 된 9회초에 NC 마무리투수 원종현을 상대로 결승 2루타를 때려냈다.

결승타를 친 선수는 대접이 달라지는 게 보통이다.

팀을 승리로 이끈 것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다.

하지만 지시완은 이후 2경기에서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심지어 대타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지시완은 롯데가 2019년 11월 선발투수 장시환을 한화 이글스에 내주고 데려온 선수다.

롯데의 포수 불안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타선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을 줄 선수로 꼽혔다.

구단이 트레이드 시장에서 귀한 자원인 선발 투수를 내주고 데려온 선수라면 그런 희생에 걸맞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다른 구단의 사례를 봐도 두산 베어스는 선발투수 함덕주를 LG 트윈스에 내주고 데려온 내야수 양석환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주고 있다.

양석환은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후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다.

성적은 14타수 2안타 2볼넷으로 아직 기대에 못 미치지만 입지는 탄탄한 편이다.

하지만 지시완은 기회라는 측면에서 앞순위가 아니라 오히려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

지시완은 지난해 개막 엔트리 진입에 실패했다.

불미스러운 일까지 겹쳐 지난 시즌 1군에서 3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는 지성준에서 지시완으로 개명도 하고, 수비에서 이전보다 훨씬 좋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지시완은 연습경기, 시범경기에서 거의 선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겨우 28인 엔트리에 들긴 했지만, 개막 후 4경기에서 거의 포수 마스크를 쓰지 못하고 있다.

현재 돌아가는 상황으로는 곧 2군행 통보를 받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2군에는 롯데가 키우는 '대형 신인' 손성빈이 있어 2군에서도 지시완의 자리는 없다.

지시완은 군필 포수다.

즉시 전력감이다.

타격 능력과 잠재력에서는 다른 경쟁 포수들보다 뛰어나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현장의 평가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한화에서 2018∼2019년 157경기를 소화한 선수가 왜 유독 롯데에서는 가혹한 평가를 받는지 이 아이러니를 이해할 길이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