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 야구의 리더' 하주석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을 겁니다"
하주석(27·한화 이글스)은 2021년 정규시즌 첫 안타를 친 뒤 2루에 서서 3루 더그아웃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절박함은 안타를 만들었고, 하주석은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코칭스태프, 동료를 향해 감사를 표했다.

수베로 감독도 자신이 '리더'로 지목한 하주석의 첫 안타에 크게 기뻐했다.

하주석은 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의 방문경기에서 2-0으로 앞선 2회 2사 1, 2루에서 중견수 쪽으로 강하게 날아가는 1타점 2루타를 쳤다.

7일 1회 첫 타석까지 9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하주석이 올 시즌 처음 친 안타였다.

마수걸이 홈런을 친 하주석은 이날 4안타(6타수)를 쏟아냈다.

여운이 가시기 전인 8일 SSG전을 앞두고 만난 하주석은 "팀이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한 점 차(4일 kt wiz전 2-3, 6일 SSG전 1-2)로 패했다.

타석에서 너무 부진해 팀에 죄송했다"며 "첫 안타를 치고 2루에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고 떠올렸다.

'수베로 야구의 리더' 하주석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을 겁니다"
하주석은 '수베로 야구의 중심'이다.

수베로 감독은 하주석을 3번 유격수로 자주 기용한다.

'수베로 야구'에서 유격수는 특히 중요한 자리다.

극단적인 시프트(변형 수비)를 시도하는 수베로 감독은 '강한 타구가 자주 향하는 길목'에 하주석을 배치한다.

하주석은 2루를 넘어 우익수 앞에 서는 건 물론이고, '외야수 영역'인 우중간에 자리하기도 한다.

하주석은 "처음 우중간까지 갈 때는 솔직히 당황했다"고 털어놓으며 "하지만 곧 시프트의 이유를 이해했다"고 했다.

그는 "좌타 거포가 타석에 들어서고, 볼 카운트가 우리 투수에게 불리할 때 내가 우중간으로 이동한다"며 "왼쪽에 안타가 나올 수도 있지만, 이 경우 단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중간으로 날아가는 장타를 막고자 내가 강한 타구가 자주 나오는 우중간에 서는 것이다"라고 설명을 보탰다.

하주석은 "지금은 시프트에 관해 전혀 의문을 갖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수베로 야구의 리더' 하주석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을 겁니다"
타석에서도 하주석은 '클린업 트리오'에 선다.

그는 "중심타선에 서는 게 부담스럽긴 하다"고 말하면서도 "수베로 감독님 등 코치진이 나를 믿고, 그 자리에 배치해주신다.

그만큼 내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수베로 감독은 하주석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영원한 주장'으로 불리는 데릭 지터의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하주석은 "감독님께서 '지터는 자신이 안타를 치지 못해도, 누구보다 팀 승리를 기뻐하는 선수'라고 말씀하셨다"며 "나도 개인 성적 외에도 팀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사령탑의 신뢰를 얻은 하주석은 동료들에게도 긍정적인 기운을 전하려고 한다.

하주석은 "시프트가 실패할 때도 있고, 우리가 연패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팀의 방향을 의심하지 않고, 연패에도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