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100% 준비되어야 하는 곳…울산서 모든 게 좋고 행복"
휴식기 담금질로 적응 마친 바코, 첫 선발에 첫 도움·골까지
'아시아 챔피언' 울산 현대가 올해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우승을 꿈꾸며 야심 차게 영입한 조지아 국가대표 미드필더 바코(28)가 새로운 무대에 적응해가며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코는 7일 FC 서울과의 K리그1 8라운드에서 전반 28분 김민준이 넣은 팀의 첫 골을 어시스트하고, 후반 31분엔 2-1로 전세를 뒤집는 득점포까지 가동해 3-2 승리를 이끌었다.

울산 입단 이후 4번째 출전 경기에서 나온 그의 K리그 첫 도움과 골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어를 주로 보는 바코는 조지아 연령별 대표를 모두 거치고 21세이던 2014년부터 A 대표로 뛰며 53경기에서 11골을 터뜨린 선수다.

2019년 9월 터키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2-2 무승부)에도 출전해 조지아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2010년 자국 클럽인 FC 루스타비를 시작으로 피테서(네덜란드), 레기아 바르샤바(폴란드), 미국프로축구(MLS) 새너제이 어스퀘이크스 등 다양한 리그에서 활약하며 공격 포인트도 적잖이 쌓았다.

새너제이에서는 주축 공격수로 활약하며 2018, 2019시즌엔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기술과 축구 지능을 겸비하고 경력도 훌륭해 울산의 공격에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2월 영입이 발표돼 합류가 늦었던 데다가 입국 뒤 자가격리도 거쳐야 해 본격적인 가동엔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달 중순 포항 스틸러스와의 4라운드부터 출전하기 시작, 2경기 연속 후반 30분 이후 막판 교체 출전으로 그라운드를 잠시 밟았다.

휴식기 담금질로 적응 마친 바코, 첫 선발에 첫 도움·골까지
이후 3일 성남 FC와의 7라운드에는 마찬가지로 교체 출전이긴 했으나 전반 22분부터 뛰며 실전 컨디션을 만들었고, 처음으로 선발로 기회를 얻은 서울과의 경기에선 울산의 기대에 부응했다.

풀타임을 뛰며 팀에서 가장 많은 7개의 슈팅을 모두 유효 슈팅으로 기록했고, 2개의 공격 포인트를 남겨 승리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다.

단독 드리블 이후 감각적인 마무리로 뽑아낸 골 장면을 비롯해 기술과 센스가 돋보였다.

홍명보 감독과 바코는 그간 부족했던 훈련량을 A매치 휴식기 동안 늘린 덕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홍 감독은 "바코가 거의 4개월 만에 경기하는 것이다 보니 그동안 컨디션이 올라오지 못했는데, 스스로 준비를 잘했다.

첫 풀타임 경기에서 잘해줬다"며 흡족해했다.

바코도 "휴식기 동안 훈련을 열심히 한 덕분에 준비돼 있었고, 그게 골과 승점 3까지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팀에 녹아드는 데는 구성원들의 영향력도 빼놓을 수 없다.

바코는 "네덜란드에 있을 때부터 알았던 불투이스가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도움을 준다.

팀 내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이번 경기에선 특히 윤빛가람과 함께 뛰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또 "홍명보 감독님이 한국 축구의 '레전드'라는 걸 알고 있었다.

많은 자료도 접했다"며 "그런 감독님 아래에서 뛸 수 있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그는 "K리그는 좋은 리그다.

100%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곳이다.

새로운 나라와 문화에 적응하는 게 쉬운 건 아니지만, 울산에서 모든 게 좋고 여기 있는 게 행복하다"며 "저는 늘 노력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