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 "디아카비가 카디스 칼라에게 인종차별 당했다"
20분 만에 재개된 경기서 발렌시아 1-2 패배…이강인은 결장
발렌시아 '인종차별 피해'로 카디스전 경기 중단했다 재개
스페인 프로축구 발렌시아가 상대 선수의 인종차별을 문제삼아 경기를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일이 벌어졌다.

발렌시아는 5일 오전(현지시간) 스페인 카디스의 라몬 데 카란사 스타디움에서 카디스와 2020-202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9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렀다.

전반 14분 카디스 후안 칼라에게 선제골을 내준 발렌시아는 5분 뒤 케빈 가메이로의 동점골로 균형을 되찾았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1-1로 맞선 전반 29분 발생했다.

발렌시아 수비수 무크타르 디아카비와 카디스 수비수 후안 칼라가 발렌시아 진영 페널티박스 부근으로 날아온 공중볼을 두고 가벼운 경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칼라로부터 무슨 말은 들은 듯한 디아카비가 칼라와 신경전을 벌이며 따라갔다.

디아카비는 결국 미드필드 부근에 서서 칼라와 말싸움을 벌이다가 그를 밀쳤다.

동료들이 달려들어 말렸지만 디아카비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경고를 받은 그는 주심에게도 강하게 자신에게 일어난 상황을 이야기했다.

이후 디아카비는 경기장을 떠나겠다는 제스처를 보였고, 발렌시아 동료들이 그를 따라 나서면서 경기는 중단됐다.

약 15분 뒤 발렌시아 선수들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왔고, 5분여 정비 시간을 가지고는 중단된 지 20분 만에 경기는 재개됐다.

하지만 발렌시아 선수들 사이에 디아카비는 없었다.

대신 우고 기야몬이 투입됐다.

칼라는 전반전을 다 뛰고 교체됐다.

디아카비는 기니계 프랑스인으로 프랑스 연령대별 대표팀 선수로도 뛰었다.

발렌시아 '인종차별 피해'로 카디스전 경기 중단했다 재개
경기 후 발렌시아 구단은 공식 성명을 통해 "디아카비는 오늘 축구에서 또 다른 인종차별의 희생자가 됐다"면서 "우리는 디아카비가 동료들부터 지지를 받고, 함께 경기장을 떠나기로 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선수들에게 경기장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심판이 경기장으로 돌아오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선수들에게 전달했다"면서 "디아카비가 동료들에게 경기장으로 돌아가 싸워 달라고 요청했고, 선수들이 그의 뜻을 존중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발렌시아는 인종 차별에 반대하며 디아카비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표명한다"면서 "오늘은 축구에 슬픈 날이다"라고 덧붙였다.

발렌시아의 주장 호세 가야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디아카비가 인종차별적인 말을 들었다고 했다"면서 "승점 3점 감점과 그 이상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디아카비는 우리에게 경기를 다시 뛰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발렌시아는 이날 후반 43분 카디스의 마르코스 마우로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1-2로 졌다.

발렌시아의 이강인은 교체선수 명단에 포함됐으나 출전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