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재능에 노력형이기까지…사상 첫 고졸 MVP 유력
남들보다 농구 시작 늦었지만 지금은 25세에 벌써 프로 6년차
프로농구 KCC 우승 이끈 송교창 "하루 6끼씩 먹으며 몸 불렸죠"

"김주성은 아무래도 타고난 재능이 많은 선수고, 조성민은 진짜 노력형이죠. 그런데 송교창은 타고난 것도 있는데 노력도 정말 열심히 하는, 저 둘을 합쳐놓은 스타일이에요.

"
프로농구 전주 KCC의 전창진 감독이 송교창(25·198㎝)을 옆에 두고 말했다.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3개 팀에서 정규리그 1위를 이끈 지도자가 된 전창진 감독은 원주 TG 시절 김주성, 부산 kt에서는 조성민을 대표적인 '수제자'로 키워냈는데 그 뒤를 이을 선수로 송교창을 거론한 것이다.

송교창은 2020-2021시즌 15.6점에 6.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정규리그 1위에 앞장섰다.

삼일상고를 나온 그는 대학에 가는 대신 곧바로 프로 진출을 선택, 2015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시즌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모두 국내 선수 2위를 달리는 송교창은 소속팀 KCC가 3월 31일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면서 프로농구 사상 최초의 '고졸 MVP'가 유력하다.

프로야구에서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 장종훈이 1991년 사상 첫 '고졸 MVP'가 될 때만큼의 상징성이 있다는 평이다.

농구는 대부분의 선수가 대학을 거쳐 프로에 입문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송교창 이후 서명진(현대모비스), 김형빈(SK) 등이 그 뒤를 이었고 지난해 차민석(삼성)이 사상 최초의 '고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이번 시즌 국내 선수 리바운드 1위 양홍석(kt)도 중앙대 1학년만 마치고 프로에 일찍 뛰어든 경우다.

프로농구 KCC 우승 이끈 송교창 "하루 6끼씩 먹으며 몸 불렸죠"

1일 경기도 용인시 KCC 체육관에서 만난 송교창은 "신인 시절인 2015-2016시즌 이후 5년 만에 정규리그 1위가 돼 기분이 좋고, 특히 홈 경기에서 이기고 팬 여러분과 함께 기쁨을 나눠서 더 의미가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즌 MVP 후보로 거론되는 그에게 지난 시즌과 비교해 달라진 점을 물었더니 "저 스스로 달라진 것은 딱히 없다"며 "좋은 동료 선수들을 만나 융화도 잘 되고, 감독님께서도 잘 이끌어주셔서 팀이 상위권을 달려 그런 것 같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그에게 다시 '그럼 신인 때인 5년 전과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달라졌느냐'고 물으니 송교창은 "그때 너무 말라서 체격을 좀 키우려고 했다"며 "또 슛 거리도 신인 때는 3점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많이 늘렸다"고 답했다.

또 "지난 시즌부터 파워 포워드를 맡아 수비나 스텝, 움직이는 길을 보는 것도 제가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키 198㎝인 그는 "신인 때는 87㎏ 정도여서 너무 말랐다"며 "이후 체격을 키울 필요성을 너무 느껴서 비시즌에 하루에 6∼7끼씩 먹으면서 운동했다"고 힘들었던 '프로 적응 과정'을 소개했다.

송교창은 "그 결과 102㎏까지 늘렸는데 그건 또 너무 무거운 것 같아서 97, 98㎏ 정도로 감량했고 지금은 시즌을 치르면서 더 빠져서 95㎏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프로농구 KCC 우승 이끈 송교창 "하루 6끼씩 먹으며 몸 불렸죠"

그의 노력은 이번 시즌 자유투 성공률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이번 시즌 초반 극심한 자유투 난조에 시달렸다.

송교창은 "워낙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일단 안 들어간다는 점을 인정하고, 연습 부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후 시간 투자를 많이 하면서 자신감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 결과 시즌 초반 50%도 안 되던 자유투 성공률이 60.7%까지 올라왔다.

60% 자유투 성공률이 물론 높은 것은 아니지만 시즌 중반 이후 자유투 성공률을 이렇게 끌어올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고등학교만 마치고 프로에 들어와 남들보다 일찍 프로에 뛰어들었지만 농구 시작은 늦은 편이었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끝날 때쯤 농구를 시작했다"며 "사실 그때 선생님이 '농구 안 될 것 같다'고 하셨는데 제가 힘들긴 하지만 코트를 빠르게 왔다 갔다 하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재미를 느꼈다"고 회상했다.

송교창은 "아마 제가 그때 왜소하고, 성격도 활발한 편이 아니어서 아무래도 조금 강압적인 운동부 분위기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처음에 생각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야구로 처음 운동과 인연을 맺었다는 그는 중1 때 이름을 바꾼 사연도 공개했다.

그는 "제 원래 이름은 '원기'였는데 중1 때 부모님께서 이름을 바꾸면 더 좋은 일이 있을 거라며 '교창'으로 바꿔주셨다"며 "그땐 익숙한 이름과 헤어지는 것이 싫었는데 지금은 '교창'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든다"며 특유의 쑥스러운 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프로농구 KCC 우승 이끈 송교창 "하루 6끼씩 먹으며 몸 불렸죠"

호리호리한 체형에 내성적으로 보이는 약간 무표정한 얼굴이 매력 포인트인 그는 최근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도 곧잘 선보인다.

'알통 세리머니'도 최근 두 번 했고, 3월 31일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는 4쿼터 막판 3점슛을 넣은 뒤 손가락 3개를 펴 보이며 기뻐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그는 "팀 분위기도 좋고, 중요한 때 득점하면 저도 모르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며 "그런데 팬 분들이 그런 모습을 좋아해 주셔서 더 자주 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고 털어놨다.

아직 자신만의 세리머니는 정하지 못했다는 송교창은 "개인적으로 '알통 세리머니'를 좋아하는데 알통이 없어서 처음에 했을 때 욕을 많이 먹었다"고 부끄러워하기도 했다.

프로농구 KCC 우승 이끈 송교창 "하루 6끼씩 먹으며 몸 불렸죠"

흔한 말로 '여리여리'해 보이는 송교창이지만 대개의 '톱 클래스' 선수들이 그렇듯 승리에 대한 의지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신인 때인 2015-2016시즌에는 당시 챔피언결정전 상대 고양 오리온과 경기에서 '분노의 덩크'를 터뜨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리온 소속이던 최진수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점수 차가 벌어진 상태에서 덩크슛을 꽂았고, 송교창은 5차전 때 승리를 눈앞에 둔 종료 3초 전에 똑같이 덩크슛으로 맞받으며 '신인의 패기'를 제대로 보여줬다.

또 2020-2021시즌을 앞두고는 권투를 직접 배우며 '전투력'을 증강했다.

그는 "농구 스텝을 연마하려고 복싱 체육관에 간 것은 아니고, 그냥 그 종목을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특유의 성실함은 "아버지(송희수 씨) 덕이 70%"라고 했다.

그는 "학교 다닐 때 주말에 쉬고 싶어도 아버지가 무조건 저를 끌고 나가셨다"며 "아버지도 주말에 쉬고 싶으셨을 텐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버지(180㎝)와 어머니(곽지은 씨·174㎝) 키가 모두 큰 것도 송교창이 타고 난 행운이 됐다.

전창진 감독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처음 전창진 감독님 오신다고 했을 때는 예전 중계 영상 등을 보면서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고 웃으며 "그런데 직접 배워보니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을 딱 짚어서 발전시켜 주시고, 저뿐 아니라 우리 팀 많은 선수가 성장하도록 도와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프로농구 KCC 우승 이끈 송교창 "하루 6끼씩 먹으며 몸 불렸죠"

팀에서 곽동기(25), 유현준(24) 등 비슷한 또래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며 서로 의지한다는 송교창은 "앞으로 매 시즌 좋은 성적으로 팬 여러분과 동료 선수들, 사무국 분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며 "추승균 전 감독님이 챔프전 우승을 5번 하셨다는데 그걸 뛰어넘어 우승 반지를 많이 모으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선수로 최다 우승 기록은 은퇴한 양동근의 6회가 기록이고, 그다음이 추승균 SPOTV 해설위원의 5회다.

2015-2016시즌 이후 5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노리는 송교창은 "5년 전엔 설레는 마음이 컸다"며 "올해 챔피언전에 나간다면 그런 기분보다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송교창에 대해 전창진 감독은 "돈 많이 주는 데로 가는 거지, 뭐"라고 짐짓 무관심한 척하더니 이내 "우리가 12연승 하고 13연승째 경기에서 졌는데, 그날 송교창이 부상 때문에 결장했다"고 그의 팀 내 비중을 평가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