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발 묶여…2일 여자친구·반려견과 출국
"저 드디어 결혼하러 가요!" 우간다 돌아가는 다우디 "행복해"
다우디 오켈로(26·현대캐피탈)가 '우여곡절' 2020-2021시즌을 마치고 미뤘던 결혼식을 올리러 고향 우간다로 떠난다.

현대캐피탈 구단 관계자는 다우디가 2일 오후 11시 40분 비행기로 출국한다고 1일 전했다.

터키를 경유해 우간다로 가는 일정이다.

다우디는 2019년 11월 현대캐피탈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지 약 17개월 만에 고국으로 돌아간다.

다우디는 지난해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우간다에서 결혼식을 올리려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우간다로 가지도 못했다.

우간다가 국경 봉쇄 조치를 해서 다우디는 비시즌 내내 한국에서 지내야 했다.

지난해 1월 경기 후 현대캐피탈의 홈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공개 청혼'으로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 난지리 산드라(30)와도 생이별을 했다.

"저 드디어 결혼하러 가요!" 우간다 돌아가는 다우디 "행복해"
현대캐피탈 직원들은 비시즌 기간에 제주도 여행을 함께 가는 등 상심이 큰 다우디를 위로해주려고 노력했다.

동물 친구들도 다우디에게 힘을 줬다.

우간다에서부터 기른 강아지 '킴미'(시츄)와 한국에서 인연을 맺은 '팬서'(캐인코르소)가 다우디의 외로움을 달래줬다.

지난해 10월 2020-2021시즌이 시작하면서 다우디는 선수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고, 경기와 훈련에 집중했다.

그러는 사이 코로나19 상황은 나아졌고 우간다는 봉쇄했던 국경을 다시 열었다.

지난해 12월 말, 산드라가 한국에 오면서 다우디는 여자친구와 다시 만났다.

다우디와 산드라는 다시는 헤어지는 일이 없도록 한국에서 매우 조심히 생활했다.

김성우 현대캐피탈 사무국장은 "다우디의 여자친구는 코로나19로 선수단에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하고, 우간다에 무사히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에서인지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식사 초대도 정중히 거절하더라"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제 마지막 경기까지 끝까지 열심히 해줘서 다우디에게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저 드디어 결혼하러 가요!" 우간다 돌아가는 다우디 "행복해"
킴미, 팬서를 모두 데리고 우간다로 떠나는 다우디는 오는 6월 산드라와 결혼할 예정이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지난달 31일 시즌 최종전을 마치고 라커룸에서 다우디에게 감사 선물로 휴대전화를 전달했다.

다우디는 연합뉴스에 "플레이오프에 못 가서 아쉽지만, 모두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어 좋다"며 "감독님, 코치님, 트레이너, 통역 등 팀 관계자 모든 분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시즌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특히 선수들에게 "환상적인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어려운 순간들도 있었지만 우리팀 선수들을 많이 신뢰한다"고 고마워했다.

우여곡절 끝에 예정보다 1년 정도 미뤄진 결혼식을 하는 소감도 전했다.

다우디는 "일단 행복하다.

가족들과 함께 행복을 느끼고 싶다"며 "작년과 같이 결혼식이 미뤄지지 않고 올해 별 탈 없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다우디는 올해 리빌딩을 추진한 팀을 응원하며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더 좋아질 것이다.

항상 건강하고 코로나19에서 안전하기를 바란다.

파이팅!"이라고 응원했다.

다우디는 다음 시즌에도 한국에서 뛸 마음이 있다.

다우디는 일단 출국 전 한국배구연맹(KOVO)에 2021-2022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대캐피탈은 상황을 지켜보고 다우디와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