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육상연맹, 도쿄올림픽 마라톤 국가대표 선발전 열어
김도연·심종섭, 올림픽행 사실상 마지막 기회…4일 예천 마라톤
여자 마라톤 한국 기록 보유자 김도연(28·삼성전자)과 남자 마라톤 주축 심종섭(30·한국전력)이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한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대한육상연맹은 4일 경상북도 예천군에서 '도쿄올림픽 마라톤 국가대표선발대회'를 연다.

남자 47명, 여자 22명 등 총 69명이 대회 참가 신청을 했다.

세계육상연맹은 '마라톤의 올림픽 기준기록 통과 인정 기한'을 2021년 5월 31일로 정했다.

풀 코스를 완주하면 오랜 회복 기간을 거쳐야 하는 마라톤 특성상, 이번 대회가 끝나면 올림픽 기준 기록 통과에 도전할 기회가 사실상 사라진다.

그래서 한국 육상은 더 간절한 마음으로 4일 마라톤 국가대표선발대회를 지켜본다.

도쿄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한 한국 마라토너는 남자부 오주한(33·청양군청), 여자부 최경선(29·제천시청), 안슬기(29·SH공사) 등 총 3명이다.

이들은 모두 도쿄올림픽 연기가 결정되기 전인, 2019년에 기준 기록 통과했다.

도쿄올림픽에는 기준 기록을 통과한 선수 남녀 총 3명씩이 출전할 수 있다.

남자부 2명, 여자부 1명의 자리가 빈 셈이다.

하지만 '기준 기록'의 벽이 꽤 높다.

도쿄올림픽 남자 마라톤 기준기록은 2시간11분30초, 여자부는 2시간29분30초다.

4일 국가대표선발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 기준 기록 통과를 기대할만한 선수로는 남자부 심종섭, 신현수(30·이상 한국전력), 박민호(22·코오롱) 등이 꼽힌다.

특히 심종섭을 향한 기대감이 크다.

김도연·심종섭, 올림픽행 사실상 마지막 기회…4일 예천 마라톤
김재룡 한국전력 감독은 "심종섭은 어느 때보다 많은 훈련을 했다.

개인 최고 기록(2시간12분57초)을 넘어서야 도쿄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할 수 있지만, 어렵게 얻은 기회를 꼭 잡았으면 좋겠다"고 "신현수는 체력 훈련을 하다가 발목을 다쳐서 훈련량이 충분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스피드가 있는 선수여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도연은 자신의 최고 기록(2시간25분41초)에 근접하면 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2018년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2년 8개월 만에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는 터라 기준 기록 통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

삼성전자 육상단 관계자는 "김도연이 2시간28분, 2시간29분대 초반 기록을 목표로 훈련해왔다.

3년 만에 풀코스를 소화하는 부담을 극복하면 도쿄올림픽 기준 기록 통과도 가능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국내 마라톤 지도자들은 대회가 연이어 취소되면서 흔들리는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고자 애썼다.

김재룡 감독은 "선수들에게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 꼭 기회가 올 것이다.

힘내자'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서울 등 수도권에서 마라톤 개최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한육상연맹은 대회를 성사하고자 애썼다.

결국, 그동안 한 번도 엘리트 마라톤 대회를 치른 적이 없는 예천에 마라톤 풀코스를 마련했다.

대한육상연맹과 예천군은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세우고 대회를 준비했다.

이번 대회 참가자들은 새로운 출전 과정도 거친다.

대회 개막 사흘 내에 코로나19 검사 음성 판정을 받은 선수만이 대회에 참가한다.

학교폭력 관련 확인서도 제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