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배고픈 정규리그 1위 KCC, '통합 우승' 향해 전진
2020-2021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팀 전주 KCC가 '통합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

지난해 10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이 모인 미디어데이에서 KCC를 우승 후보로 예측하는 이는 없었다.

해설위원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4강 혹은 중위권 정도의 전력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KCC는 이번 시즌 평균 득점 2위(82.3점), 최소 실점 1위(76.6점)의 막강한 공수 밸런스를 자랑하며 2015-2016시즌 이후 5년 만에, 전신 대전 현대 시절(3회)을 포함해 통산 다섯 번째로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다음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2010-2011시즌 이후로 KCC는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연이 없었다.

특히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모두 석권하는 통합우승은 현대 시절인 1998-1999시즌이 마지막이었다.

KCC는 정규리그 4위와 5위의 6강 플레이오프(PO) 승자와 이달 21일 4강 PO에 돌입, 22년 만이자 KCC라는 이름으로는 첫 통합우승을 노린다.

라건아가 꾸준히 제 몫을 해주는 데다 지난달 합류한 '불혹'의 애런 헤인즈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어 챔피언결정전을 향한 기대감을 끌어 올린다.

전창진 KCC 감독은 헤인즈의 강점을 PO에서 더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전 감독은 3월 31일 서울 삼성과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마친 뒤 "헤인즈가 잘할 수 있는 걸 시키는 게 적당할 것 같다.

짧은 시간에 수비 로테이션과 공격 흐름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데 역시 영리한 선수"라며 "잘 적응하고 있다.

공격을 좀 가다듬어주면 헤인즈가 뛰는 시간도 좋은 무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배고픈 정규리그 1위 KCC, '통합 우승' 향해 전진
숨겨둔 외국인 선수 카드도 있다.

KCC는 지난달 부상으로 이탈한 타일러 데이비스와 결별한 뒤 미국프로농구(NBA)와 이스라엘 리그 등을 거친 조 알렉산더를 영입했다.

현재 국내에서 자가격리 중인 알렉산더는 이달 9일 격리를 마쳐 PO부터 경기에 나설 수 있다.

호흡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뒤늦은 외국인 선수 교체는 무리수가 될 수도 있으나 전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전 감독은 "라건아가 부상 중일 때 데이비스와 국내 선수들이 잘 해줘서 고비를 넘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려운 순간들이 많았다"며 "데이비스 때문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다른 팀에 약점을 노출할까 싶어 내색은 하지 못하고 나만의 고민거리로 두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데이비스의 빈자리를 라건아와 헤인즈가 잘 메웠다며 "새 외국인 선수가 합류해서 우리 플레이에 잘 적응한다면 또 하나의 카드가 생기는 것이다.

PO에서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알렉산더의 적응 속도를 변수로 남겨둔 가운데 국내 선수들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존재감은 매우 크지만, 감독들은 늘 "농구는 한 명이 잘한다고 이기는 게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KCC는 '원투펀치' 송교창과 이정현뿐 아니라 식스맨들도 제 몫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전 감독은 삼성전에서 이정현의 출전 시간을 줄이고 유병훈과 정창영, 송창용 등을 폭넓게 기용하며 PO 대비에 나섰다.

그는 "올 시즌 경기를 많이 못 뛰었지만, PO에는 꼭 필요한 선수들이라 시간을 많이 줬다.

선수들이 컨디션을 잘 끌어올려서 유지해 준다면 더 큰 바람이 없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