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 쫓는 스켈레톤 기대주 정승기 "'강심장' 닮고 싶습니다"

"가장 닮고 싶은 선수도, 가장 이기고 싶은 선수도 (윤)성빈이 형입니다.

"
정승기(22·가톨릭관동대)가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무대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준 것은 2020-2021시즌 한국 남자 스켈레톤이 거둔 큰 수확이다.

정승기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6차 대회에서는 자신의 월드컵 최고 성적인 7위, 독일 쾨니히스제에서 진행된 7차 대회에서는 9위에 올랐다.

마지막 8차에서 25위에 그친 것은 아쉬웠으나 총 3차례 대회에 나서 2차례 10위권 안에 들며 그를 향한 한국 썰매계의 기대가 절대 헛된 것이 아님을 증명해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코리아컵 겸 국가대표 선발전이 치러지는 24일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만난 정승기는 "두 번째 월드컵 시즌을 맞으면서 경험이 쌓이고, 코치님들 도움으로 스타트 기록이 빨라지면서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만족'하지는 않았다.

윤성빈 쫓는 스켈레톤 기대주 정승기 "'강심장' 닮고 싶습니다"

그는 "1, 2차 시기 편차가 큰 편이고, 속도도 10위권 밖"이라면서 "이런 부분에서 잘했다면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볼 수도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정승기에겐 아시아 스켈레톤의 선구자인 선배 윤성빈(27)만큼이나 큰 기대가 걸려있다.

윤성빈은 '천재'다.

외국 지도자들도 윤성빈은 '100만명 중에 1명' 나올까 말까 한 재능을 타고났다며 부러워한다.

2018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썰매가 윤성빈을 발견한 건 '행운'이다.

반면에 정승기는 한국 썰매가 시작부터 차근차근 만들어 온 선수다.

정승기는 조인호 대표팀 총감독의 지도 아래 대륙간컵 등 월드컵보다 낮은 수준의 대회에 수년간 출전하며 실력을 착실하게 끌어올렸다.

스스로 출전권을 따내 2019-2020시즌부터 월드컵 무대에 나섰고, 이제 2022 베이징 올림픽 진출에 도전한다.

해내면 그에게 첫 올림픽 무대다.

윤성빈 쫓는 스켈레톤 기대주 정승기 "'강심장' 닮고 싶습니다"

타고난 재능보다는 '노력'과 '코칭'에 더 힘입어 성장해 온 정승기가 윤성빈의 수준에 다다르는 것은 한국 스켈레톤 육성 시스템이 꾸준히 세계 톱클래스 선수를 배출해내는 수준에 오른다는 것을 뜻한다.

썰매 종목이 평창 올림픽의 '반짝 수혜주'로 끝나느냐 아니냐의 상당 부분이 정승기의 성패에 달렸다.

정승기도 자신에게 걸린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얽매이지 않으려 하지만, 부담감을 느낄 때도 있다"면서 "그럴 때면 성빈이 형을 보면서, 그 '강심장'을 닮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3년 전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서 '유망주' 정승기는 대형 오륜기를 들었다.

윤성빈이 시상대 정상에 서는 역사적인 순간을 보면서 자신도 그 자리에 오르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려면 윤성빈을 닮는 것을 넘어, 언젠가 그를 이겨야 한다.

정승기는 "세상에 안 되는 건 없다"면서 "노력하면 뭐든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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