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성공적!…베이징 정조준하는 '아이언맨' 윤성빈
"베이징으로 가는 준비과정일 뿐이에요.

의미 없어요.

"
봅슬레이·스켈레톤 코리아컵 겸 국가대표 선발전이 치러지는 24일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만난 '아이언맨' 윤성빈은 2020-2021시즌 성과에 대해 특유의 건조한 말투로 이같이 평가했다.

윤성빈은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과 세계선수권, 총 4개 대회에 출전해 2차례 포디움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반기를 통째로 거르고 총 8차까지 치러지는 월드컵 대회 중 6~8차에만 참가한 점을 고려하면, 좋은 성과라 할 만하다.

하지만 윤성빈은 입상에 '아무런' 의미도 두지 않는다.

그는 "올림픽 외의 다른 대회는 그냥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른 대회들은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대회가 아니니까 잘 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마는 거다.

큰 의미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성빈에게 중요한 건,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대회 2연패를 위한 '업그레이드' 작업에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다는 점이다.

업그레이드, 성공적!…베이징 정조준하는 '아이언맨' 윤성빈
폭발적인 순발력을 내는 윤성빈의 하체는 2018년 평창에서 그를 아시아 첫 스켈레톤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만든 최고 무기다.

윤성빈은 스타트 속도를 더욱 높이려고 몸에 변화를 줬다.

하체와 상체 훈련의 비중을 '60-40' 정도로 두고 훈련하던 윤성빈은 2020-2021시즌을 앞두고 비중을 '60-50'으로 바꿨다고 한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근육량도 늘렸다.

주행 스타일과 썰매 세팅에도 시즌 중 여러 차례 변화를 줬다고 한다.

이런 '실험'의 성과가 올림픽 2연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으냐는 질문에 윤성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이번 선발전을 마지막으로 2020-2021시즌은 끝나지만, 윤성빈은 비시즌 개인 훈련으로 혼자만의 싸움을 이어간다.

다음 시즌 월드컵은 11월 초 시작한다.

이때부터 내년 2월 올림픽까지 한 시즌을 소화할 몸을 비시즌 동안 만들어내야 한다.

윤성빈은 썰매에 20대 청춘을 다 바치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는 내년에는 한국 나이로 29살이다.

10년 넘게 반복해온 훈련을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몸을 움직이다 보면 그런 마음이 잊힌다.

업그레이드, 성공적!…베이징 정조준하는 '아이언맨' 윤성빈
윤성빈은 "회사원들도 아침에 몸이 힘들어도 어느새 출근하고 있지 않나"라며 씩 웃었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을 벗어나지 않는 생활이 20대 청춘에게 무료하지 않을 리가 없다.

그런 지겨움도 윤성빈은 훈련하면서 잊는다.

한 번은 이 동네 명소인 양떼목장에 가봤다고 한다.

그는 "참 쓸데없는 짓이었다"며 웃었다.

단단한 하체가 아닌, 올림픽 금메달 하나만 바라보는 지극히 단순한 삶을 흔들리지 않고 받아들이는 평정심이 윤성빈이 가진 진짜 최고 무기일지도 모른다.

"베이징 이후는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베이징만 바라보겠습니다.

" 자신의 3번째 올림픽을 약 11개월 앞둔 윤성빈의 짧고 굵은 각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