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테니스협회 부회장 "주위에서 자꾸 축구 선수냐고…"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45) 대한테니스협회 부회장이 "요즘 어린 친구들은 저를 축구 선수로 안다"며 농담 섞인 하소연을 했다.

이형택 부회장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협회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10여 년 만에 다시 협회로 돌아왔다"며 "그동안 미국에 있기도 했지만 그동안 기회가 되면 다시 협회에서 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투어대회 유치위원장을 겸직하게 된 이형택 부회장은 "이번에 정희균 회장님께서 불러주셔서 기쁘게 협회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2010년대 초반 협회 주니어 육성팀 지도자로 일한 이후 다시 협회에서 직책을 맡은 그는 최근 TV 예능프로그램 '뭉쳐야 찬다'에 출연해 빼어난 축구 실력을 뽐내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 부회장의 선수 시절을 직접 보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 팬들이 그에게 "축구 선수냐"고 묻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였다.

'뭉쳐야 찬다'의 후속 '뭉쳐야 쏜다'에서는 농구 선수로 변신한 이 부회장은 "요즘은 또 농구 선수냐고 묻는 친구들도 있다"고 농담했다.

이 부회장은 현역 시절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 단식 16강까지 올랐고, 세계 랭킹도 36위에 오르는 등 정현(25)이 2018년 호주오픈에서 4강에 오르기 전까지 한국 테니스의 거의 모든 기록을 갖고 있던 '전설적인 존재'다.

지금까지도 ATP 투어 단식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이 부회장은 "제가 소셜 미디어 활동 등을 통해 동아리나 동호인 분들과 테니스를 함께 치며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되고자 했는데 이렇게 협회에서 일하게 되면서 한국 테니스 발전에 더 많은 힘을 보태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희균 대한테니스협회장은 "ATP 투어 국내 유치와 관련해 2년 전부터 ATP와 연락하고 있었는데 '스타 선수 출신이 이 일을 맡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어 투어대회 유치위원장에 국제 경험이 풍부한 이형택, 전미라 두 분을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형택 부회장은 "회장님이 약속하신 투어 대회 유치나 주니어 육성 등의 사업이 잘돼서 좋은 선수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정현 선수의 호주오픈 4강을 뛰어넘는 그랜드 슬램 결승 진출과 우승이라는 결과의 시작이 바로 오늘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