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는 우리은행, 챔프전은 삼성생명 정상에…박지수의 KB는 모두 준우승
[여자농구결산] 외국인 없는 코트, 절대 강자도 사라졌다

2020-2021시즌 여자프로농구의 화두는 외국인 선수의 '부재'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여전한 가운데 2011-2012시즌 이후 9년 만에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치렀다.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으면서 '토종' 골 밑 자원의 중요성이 예년보다 훨씬 부각됨에 따라 우승 후보로 꼽힌 팀은 단연 청주 KB였다.

리그 최장신(196㎝)인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가 버틴 KB는 개막을 앞두고 안팎에서 우승 후보 영순위로 거론됐다.

세간의 예상대로 박지수는 리그를 지배했지만, 전체적인 양상에선 '1강' 팀이 없는 시즌이었다.

정규리그에서는 아산 우리은행이 2년 연속 정상에 올랐고, 플레이오프(PO)와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정규리그 4위 팀인 용인 삼성생명의 대반란이 펼쳐지며 반전의 연속이었다.

박지수를 앞세운 KB는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모두 준우승으로 돌아섰다.

[여자농구결산] 외국인 없는 코트, 절대 강자도 사라졌다

신체 조건에서 리그 내 경쟁자가 사라진 데다 경험도 쌓인 박지수는 정규리그 전 경기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개인으로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는 정규리그 30경기에 모두 나와 평균 33분 57초를 뛰고 22.3득점 15.2리바운드 4.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시상식에서는 득점상, 2점 야투상(성공률 58.3%), 블록상(2.5개), 리바운드상, 윤덕주상(최고공헌도·1천361.70점)에 베스트5 센터,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 역대 최초 '7관왕'에 등극했다.

이런 박지수의 존재에도 KB는 개막 2연패로 불안하게 출발하더니 줄곧 우리은행과 박빙의 정규리그 1위 경쟁을 이어갔고, 결국 고비를 넘지 못한 채 정상에는 닿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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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의 대표적인 '명장'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센터 자원 없이 나섰음에도 저력을 잃지 않았다.

KB와 접전을 이어가다 공동 선두이던 지난달 10일 6라운드 맞대결을 잡으며 한 경기 차로 앞서 나가 결국 2년 연속이자 통산 13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일궜다.

코트 안팎에서 존재감이 절대적인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박혜진과 맏언니 김정은이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고, 포워드 최은실 등도 부상 공백을 겪었으나 우리은행은 '화수분 농구'로 위기를 돌파했다.

위 감독, 전주원-임영희 코치의 '올스타급 벤치'의 지도 속에 김소니아, 박지현 등이 간판급 선수로 발돋움하며 '우승 DNA'를 계승했다.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4위 삼성생명, 2위 KB-3위 신한은행의 대결로 좁혀진 PO에서는 각각 우리은행과 KB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포스트시즌의 주인공은 삼성생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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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에 버금가는 국내 센터 배혜윤(183㎝)을 보유한 삼성생명은 김한별, 김보미, 김단비 등 베테랑에 윤예빈, 신이슬 등 신진 세력이 조화를 이뤄 4위로 PO 진출에 성공했으나 성적 자체는 썩 좋지 않았다.

5위 부천 하나원큐와 최하위 부산 BNK가 워낙 부진하면서 PO 진출이 일찌감치 정해져 삼성생명은 정규리그 막바지엔 PO 준비에 치중하면서 승률이 5할을 밑돌아 상대적 약체로 평가됐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접어들어서는 공들여 준비한 '맞춤형 전략'이 들어맞고 선수들도 투혼도 더해지며 PO에서 우리은행을 잡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어 챔프전에선 박지수 의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KB마저 따돌리며 정규리그 4위 팀 최초로 챔프전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덕장' 임근배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PO에서 KB에 2연패를 당하며 탈락해 챔피언결정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신한은행의 분전도 돋보였다.

[여자농구결산] 외국인 없는 코트, 절대 강자도 사라졌다

센터 김연희가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고 거물급 전력 보강이 없어 하위권 전망이 많았으나 김단비, 한채진, 이경은 등이 나이가 무색한 활약을 펼치고, 유승희, 김아름, 한엄지 등이 성장하며 정규리그 3위에 올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롱비치 출신으로 지난 시즌 신인으로 입단할 때부터 주목받았으나 데뷔전에서 무릎 인대를 다쳐 시즌 아웃됐던 김애나가 부상을 떨치고 정규리그 막바지 합류해 번뜩이는 모습을 보인 것도 수확이었다.

개막 전엔 PO 후보로 언급됐으나 5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하나원큐는 마지막 라운드 5전 전승을 거두고 두 자릿수 승수(11승)를 돌파, 희망을 발견하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간판 슈터 강이슬이 3점 슛 1위에 오르며 이름값을 했고, 신지현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시즌 베스트5 가드로 선정되는 성과도 있었다.

강유림이 신인선수상을 받아 미래를 밝혔다.

창단 첫해인 지난 시즌 5위였던 BNK는 안혜지, 진안 등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이번 시즌엔 정규리그 5승(25패)을 쌓는 데 그치면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시즌 종료 직후 유영주 감독과 코치진이 물러나면서 재편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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