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들의 프로 도전…윤석민·변기수, 2부투어 예선 나간다
국내 유명 인사들의 프로골퍼 도전이 줄을 잇고 있다. 골프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개그맨은 물론 전 국가대표 야구팀 에이스까지 녹색 프로 명찰 획득을 위해 도전장을 냈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는 KIA 타이거즈 우완 투수였던 윤석민이 오는 18일 충남 태안 솔라고CC에서 열리는 스릭슨(2부)투어 1차 대회 예선에 출전한다고 15일 밝혔다. 아마추어인 윤석민이 예선을 통과하면 30일 열리는 스릭슨투어 개막전에 출전할 수 있다. 예선전에 출전한 셀럽은 윤석민뿐만이 아니다. 골프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개그맨 변기수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개막전부터 참가하는 이유는 스릭슨투어 출전이 프로(준회원) 자격을 따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KPGA는 스릭슨투어에 출전하는 아마추어에게 특전을 제공한다. 총 20회로 진행되는 투어 경기를 5회마다 4개 시즌으로 나눠 상위 10명의 아마추어에게 준회원 자격을 준다. 136명의 본선 출전 선수 가운데 20여 명이 아마추어 쿼터로 배정되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프로골퍼에 도전하는 이들의 자세는 사뭇 진지하다. 윤석민의 최종 목표는 2부투어에서 활약하는 것. 2019년 야구를 은퇴한 그는 골프 훈련에 매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콩 음료로 유명한 정푸드코리아가 스폰서를 맡았다. 윤석민과 변기수는 지난주 막을 내린 KPGA 원터투어 5차 대회 예선에도 출전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둘 다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프로들 사이에서 윤석민은 4오버파 공동 67위, 변기수는 6오버파 공동 73위라는 만만찮은 성적을 냈다.

4월 개최 예정인 프로선발전에는 더 많은 유명인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개그맨 유상무도 출전을 예고하고 있다. 유상무는 “대회 출전을 위해 스윙 교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4일 개막하는 챔피언스투어 개막전 KPGA시니어마스터스에는 구자철 KPGA 회장(에스코홀딩스 회장)이 선수로 나선다. 지난해 10월 구 회장이 사재를 털어 열었던 이 대회는 1라운드에서 고(故) 박승룡 선수가 경기 도중 심근경색으로 숨지면서 연기됐다.

구 회장은 “지난해 갑작스런 사고로 숨진 회원을 추모하고, 선수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초청 선수로 출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프로골퍼 타이틀을 향한 유명인들의 도전은 전에도 있었지만 대부분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한 채 도전을 접어야 했다. 연예계 최고수로 손꼽히는 김국진도 15차례나 프로 테스트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1999년 KPGA 프로 자격을 딴 배우 류용진이 연예인 프로 1호다. 개그맨 최홍림은 2001년, 배우 홍요섭은 2004년 KPGA 준회원이 됐다. 골프계 관계자는 “유명인의 출전이 침체된 남자골프의 반등 기회일 수 있다”며 “남자 프로골프에 대한 관심을 되찾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