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저의 고향인 필라델피아에서 동상 제막식
50년 전 알리-프레이저 '세기의 대결', 동상으로 재현
왼쪽은 무하마드 알리 동상' />
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1942-2016)와 조 프레이저(1944-2011)의 '세기의 대결'이 동상으로 만들어졌다.

AP통신은 9일(한국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프레이저의 팬들과 유족,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양쪽 모두 9피트(약 2.7m) 크기로 제작된 이 동상은 프레이저가 왼손 훅으로 알리를 무너뜨리기 직전의 모습을 묘사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0년 전인 1971년 3월 8일 미국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알리와 프레이저의 첫 대결은 전 세계를 흥분시켰다.

나란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무패의 길을 달려온 두 복서의 맞대결이었다.

주최 측은 '세기의 대결'이라고 요란하게 선전했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객석 2만 석이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미국의 전설적인 가수 프랭크 시내트라는 링 앞자리의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시내트라는 '라이프' 잡지의 사진기자를 맡는 조건으로 앞 좌석을 얻었고, 복싱 열성 팬인 영화배우 버트 랭커스터는 방송 해설을 맡아서 관전했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더스틴 호프만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도 이 대결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직접 찾았다.

주최 측은 관람자가 26개국에서 총 3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50년 전 알리-프레이저 '세기의 대결', 동상으로 재현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유명한 경기 중 하나로 꼽히는 이날 경기 15라운드에서는 프레이저가 왼손 훅으로 알리를 쓰러뜨리는 명장면이 나왔다.

알리는 곧 일어났지만, 심판진 전원이 프레이저의 손을 들어줬다.

프레이저는 알리와의 이 대결 이후 3주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그 정도로 치열한 승부였다.

알리 역시 당시 경기가 끝난 뒤 그가 상상할 수 있는 죽음에 가장 근접한 경기였다고 말했다.

총 3차례 열린 프레이저와 알리 간의 대결에서 프레이저가 승리한 것은 이 경기가 유일했다.

프레이저의 아들인 조 프레이저 주니어는 "그 경기는 지금까지도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경기로 불리고 있다"며 "이 동상을 보고 많은 사람이 프레이저와 알리를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버지를 사랑한 만큼이나 알리를 많이 사랑했다"고 덧붙였다.

알리와 프레이저의 동상은 펜실베이니아 스포츠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 세워졌다.

프레이저는 2011년 11월 8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프레이저에게 첫 패배를 당한 알리는 2016년 타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