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연봉총액, 2년 연속 1위→8위로 급하락
롯데의 '이상한' FA 계약, 손아섭·민병헌 4년차 연봉이 5억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2017년 말 자유계약(FA) 외야수 2명과 계약했다.

내부 FA인 손아섭과 4년 총액 98억원, 외부 FA인 민병헌과 4년 총액 8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올 시즌이 4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두 선수의 올해 연봉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5억원으로 같다.

KBO 사무국은 4일 '2021년 소속선수 등록 및 연봉 현황'을 발표했다.

눈길을 끄는 구단은 롯데다.

리그 연봉총액에서 2년 연속 1위를 지켰던 롯데는 올해 8위로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롯데의 올해 연봉총액은 52억2천만원으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90억원 이상을 기록했던 지난해(90억1천600만원)에 비해 37.6%가 급감했다.

역시 리그에서 유일하게 연봉 총액이 100억원 이상(101억8천300만원)을 기록했던 2019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2019년 연봉총액 전체 1위였던 팀이 불과 2년 만에 연봉총액 최하위권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셈이다.

성민규 단장 부임 이후 롯데 구단이 추구한 '저비용 고효율' 구단으로의 변신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롯데의 '이상한' FA 계약, 손아섭·민병헌 4년차 연봉이 5억원
연봉총액 순위 하락을 이끈 결정적인 요소가 바로 롯데의 '이상한' FA 계약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 1월 이대호와 2년 총액 26억원에 계약했다.

이대호의 올해 연봉은 8억원으로 작년(25억원)보다 17억원 삭감됐다.

흥미로운 것은 손아섭과 민병헌의 연봉이다.

지난해 손아섭의 연봉은 20억원, 민병헌은 12억5천만원이었다.

그런데 올해 연봉은 둘 다 5억원으로 확 줄었다.

FA 계약 마지막 시즌에 전년 대비 연봉이 75%와 60%로 대폭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팀 연봉총액에서 36% 이상을 차지했던 두 선수의 연봉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올해 연봉총액에도 큰 영향을 준 셈이다.

FA 시즌에 연봉이 낮으면 낮을수록 선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보상금 장벽이 낮아져 여러 구단이 영입전에 뛰어들 수 있다.

하지만 원소속팀은 두둑한 보상금을 놓치는 것은 물론 영입 경쟁이 치열해져 몸값이 오르면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내부 FA를 잡을 수 있기에 여러모로 손해다.

2017년 말 FA 시장은 거품 논란이 일 정도로 활황이었다.

고액 FA 선수들이 여럿 나왔고, 선수 측에서 FA 계약 마지막 시즌에 연봉을 낮추는 '계단식 연봉 지급'을 요구해도 구단은 해당 선수를 놓칠까 봐 이를 감수했다.

그때의 시장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계약 조건이었다고 해도 당시 고액 FA 가운데 손아섭과 민병헌처럼 마지막 시즌 연봉 삭감 폭이 두드러진 케이스는 드물다.

결과가 좋았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롯데는 2019년 58승 86패로 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승률 0.340으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승률 3할대였다.

연봉총액 1위를 지켰던 지난해에도 7위에 그치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