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사진)가 재기의 의지를 드러냈다. 중상을 입은 다리 수술을 마친 뒤 의식이 깨어난 황제의 눈은 이미 필드를 향해 있었다. 우즈의 바람이 현실이 될지는 미지수다. 그의 다리 신경이 영구 손상됐을 수 있다는 비관론이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

“골프 인생 접지 않겠다”

미국 잡지 피플은 25일(한국시간) 우즈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응급 수술을 마치고 의식을 회복한 우즈의 심경을 전했다. 소식통은 “우즈는 자신의 골프 인생이 이렇게 끝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골프를 계속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이라도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우즈가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즈는 올해가 복귀의 해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분명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즈가 조만간 자신의 미래에 대해 몇 가지 진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즈는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에서 차량 전복사고를 당했다.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다친 우즈는 캘리포니아 하버-UCLA 의료센터로 긴급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아니시 마하잔 UCLA 의료센터 박사는 “우즈의 오른쪽 정강이뼈와 종아리뼈 여러 곳이 부러져 산산조각이 났다”며 “정강이뼈에 철심을 꽂았고 발과 발목뼈는 나사와 핀으로 고정했다”고 설명했다.

골프계는 우즈가 차량이 완파되는 교통사고를 당한 뒤에도 후유증을 딛고 다시 3연속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던 레전드 벤 호건처럼 ‘기적의 재기’에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해 유럽프로골프 투어에 데뷔한 레오니 함(24·독일)은 교통사고를 당해 생존 확률이 1%가 되지 않는다는 의료진의 진단을 받고도 7년 만에 골프 선수로 투어에 진출하기도 했다. 미국프로골프(PGA) 커미셔너 제이 모나한은 “우즈가 없는 PGA 투어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며 “20여 년간 수많은 부상과 시련을 극복한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인 그는 이번 시련도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경 영구 손상 가능성 부각

이런 바람에도 전문가들은 우즈의 복귀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수술 경과에 따라 정상적인 생활도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존 토레스 서던콜로라도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다리의 복합골절보다 발목이 더 큰 문제”라며 “산산이 조각난 뼈 자체가 감염될 수도 있는 위기”라고 우려했다. 이어 “사고 후 한 시간 안에 상처 주변 혈압을 낮춰주지 않았다면 신경이 영구 손상됐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우즈의 정강이뼈가 박살나면서 뼛조각이 흩어져 근육과 힘줄을 손상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매스 메모리얼센터 외상센터 책임자인 말콤 스미스 박사는 “(우즈와 같은) 다리 아랫부분 골절은 여러 장애를 불러오는 등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완전히 치유될 확률은 70%”라며 “부상 정도에 따라 재활 후 거의 걷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조지프 패터슨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피부가 찢어지는 개방골절 환자들은 감염 위험이 매우 높다”며 “개방골절 회복을 위해 앞으로 수차례의 추가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앤드루 폴락 메릴랜드의대 학장은 “우즈와 같은 개방골절로 인한 감염 우려가 있는 환자 가운데 50%는 부상 후 2~7년 이내에 일에 복귀할 수 없었다”고 했다.

정신력으로 부상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의견도 나왔다. 조지프 푸리타 박사는 “회복 속도가 아주 빨라도 6개월은 소요될 것”이라며 “아무리 일러도 2022년에나 다시 경기에 나올 수 있는데 만일 그렇게 된다고 해도 엄청난 일”이라고 예상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