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KB손보코치 "이상열 감독 부재, 코치·선수가 함께 극복"

남자프로배구 이경수(42) KB손해보험 코치는 "지금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실제로 그랬다.

이상열(56) 감독은 갑작스럽게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KB손보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

남은 경기는 이경수, 박우철(36), 김진만(34) 코치가 '집단 대행 체제'로 팀을 이끈다.

일단 남은 코치 3명 중 최선임인 이경수 코치가 '이상열 감독이 떠나고 처음 치르는 경기인' 21일 OK금융그룹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 앞에 섰다.

홈구장 의정부체육관에서 만난 이 코치는 "어제 이상열 감독님이 선수단과 미팅을 했다"며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선수들에게 할 수 있는 얘기는 많지 않다"며 "'코트 밖에서 벌어진 일에는 신경 쓰지 말고, 우리 할 일을 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상열 감독은 20일 '12년 전인 2009년 국가대표 코치로 일할 때 자신이 폭행했던 박철우(한국전력)에게 사죄하고 잔여 경기 출장을 자진 포기'하기로 했다.

이 감독은 구단을 통해 "과거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박철우 선수에게 깊은 상처를 준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고 사죄하는 마음"이라며 "또한 시즌 마지막 중요한 시기에 배구 팬들과 구단, 선수들에게도 부담을 드려 죄송하다"고 전했다.

최근 배구계에 '학교 폭력 의혹'이 곳곳에서 불거졌고, 이 감독은 "난 (폭력) 경험자라 선수들에게 더 잘해주려고 노력 중이다.

어떤 일이든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철우는 "정말 반성하고 좋은 지도자가 되시기를 바랐다.

하지만 몇 년 전까지도 다른 선수들에게 '박철우만 아니었으면 넌 맞았다'고 말한다는 얘기, 주먹으로 못 때리니 모자로 때린다는 얘기가 들렸다"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상열 감독을 향한 날 선 비판이 이어지면서, 이 감독은 이번 시즌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 감독은 19일까지 팀 훈련을 지휘했고, 20일에는 선수단과 '시즌 마지막 미팅'을 했다.

2021-2022시즌 복귀 여부는 이번 시즌 뒤에 결정할 전망이다.

이경수 KB손보코치 "이상열 감독 부재, 코치·선수가 함께 극복"

남은 코치진과 선수들은 큰 부담을 안고 뛴다.

일단 코치 중 최선임인 이경수 코치는 달갑지 않은 주목을 받아야 한다.

KB손보 구단은 "구단에 수석코치 개념이 없고, 한 명에게 부담과 책임을 짊어지는 것보다는 세 명이 나누는 게 낫다고 판단해 코치 모두가 팀을 이끄는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각 구단은 한국배구연맹 규정상 '감독의 역할'을 하는 사람 한 명을 지정해야 한다.

작전타임, 비디오판독 신청 등을 책임질 한 명이 있어야, 원활하게 경기 운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손보는 코치 3명 중 가장 선배인 이경수 코치를 '문서상 감독대행'으로 정했다.

취재진과의 인터뷰도 이경수 코치가 할 계획이다.

이 코치는 "우리 팀에는 시즌 전부터 선수가 훈련과 경기를 주도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작전 타임 시점 등은 코치들이 정하겠지만, 그 시간에도 선수들이 서로 대화하며 다음 플레이를 구성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나를 포함한 코치 3명도 선수단과 함께 시즌을 잘 마무리하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 코치에게는 이상열 감독의 근황, 훈련할 때 이상열 감독의 의사 전달 여부 등 다양한 질문이 향했다.

이 코치는 자주 난감한 표정을 하며 "제가 어떤 말씀을 드릴 수 있을까요"라고 되물었다.

실제로 이 코치가 답하거나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꽤 많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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