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적극적인 승부…승부처에선 결정구 패턴에 변화"
33세 '늦깎이 투수' 김건국의 유쾌한 도전…"마음은 24세"
지난 시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불펜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우완 투수 김건국(33)은 '늦게 핀 꽃'이다.

나이는 서른을 넘긴 베테랑이지만, 1군에서 뛴 경력 자체가 많지 않다.

김건국은 지난해 9월 16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롯데에 온 2018년부터 제대로 한 것 같다"며 "아직 3년 차다.

스물세 살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던지겠다"고 인상적인 말을 남겼다.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김건국은 마음만은 여전해 20대였다.

그는 "이제 한 살 더 먹어 스물네 살이 됐네요(웃음)"라며 "지금까지는 패기만 있었는데 이젠 경험이 쌓였으니까 어설프게 안 하고 진짜 중간 투수처럼 던지겠다"고 말했다.

실제 나이는 서른세 살임에도 작년 가졌던 20대의 패기를 잃지 않겠다는 각오이다.

합숙 생활에서 서른 살 이상 고참 선수들에게만 적용되는 1인 1실 사용의 특혜를 누리고 있지만, 김건국은 "이제 4년 차니까 (신인 투수) 김진욱과도 해볼 만하겠다"고 진지한 농담을 이어갔다.

김건국은 지난해 7월부터 1군으로 올라와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팀의 후반기 순위 싸움에 큰 동력을 제공했다.

하지만 9월 후반부터 부진하기 시작했고 완전한 필승조가 되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시즌 32경기에 등판해 31⅔이닝을 던지며 3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98을 남겼다.

그는 "후반기 막판 한 달 동안 많은 경기에 나갔다.

경기에 안 나가도 상황이 되면 몸을 푸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래서 (9월 후반부터) 체력이 부쳤다.

올해는 시작부터 잘할 수 있도록 웨이트트레이닝에 신경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건국은 확실히 지난 시즌 볼넷 비율이 줄고 삼진 비율이 늘어나면서 진화한 모습을 보였다.

비결은 속전속결 투구였다.

그는 "지난해 2군에서 준비하는 동안 유인구를 자제하고 2스트라이크를 선점하려고 노력했다"며 "이용훈 코치님께서 '3구 이내 승부하자'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몸 상태와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10월에는 타자들이 그걸 알았는지 초구부터 배트가 잘 나오기 시작했다"며 "올해도 적극적인 승부를 가져가겠지만 승부처에서는 결정구 패턴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목표는 당연히 필승조 진입이다.

그는 "필승조 자원들이 팀에 분명히 많다"며 "경쟁에서 이기려면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내서 특색 있는 투구를 해야 한다.

'이 상황에는 김건국이 나가야 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건국은 "사실 10년 넘게 최저 연봉으로 지내다가 최근 3∼4년 동안 연봉이 많이 올랐다"며 "그만큼 내 몸에 대한,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