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삼성 상대 서장훈 결승 버저비터, LG의 '단테 15연승' 저지
하나원큐의 '고춧가루 뿌리기'…역대 '밥상 뒤엎기' 명장면은

18일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홈 경기장은 잔칫집 분위기였다가 순식간에 초상집 분위기로 돌변했다.

꼭 초상집까지는 아니어도 이날 이겼더라면 기분 좋게 안방에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할 수 있었던 우리은행으로서는 21일 부산 BNK 원정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정규리그 1위가 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이날 우리은행의 상대 팀 부천 하나원큐는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고,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도 우리은행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됐기 때문에 우리은행의 '잔칫집 들러리'가 될 것으로 여겨졌으나 당당히 잔칫집 밥상을 뒤엎은 '불청객'이 됐다.

하나원큐의 '고춧가루 뿌리기'…역대 '밥상 뒤엎기' 명장면은

하나원큐가 우리은행의 잔치에 훼방을 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8년 전인 2013년 2월에도 당시 하나외환이라는 팀명이었던 하나원큐는 우리은행과 홈 경기에서 62-56으로 이겼다.

이때도 우리은행은 승리했더라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할 수 있었지만 그때도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던 하나원큐의 저항에 정규리그 1위 확정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당시 하나외환에서 17점을 넣었던 김정은은 지금 우리은행에서 뛰고 있다.

또 그 경기에서 25점을 넣으며 분전했던 우리은행 박혜진은 18일 경기에서도 31점으로 팀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하나원큐의 '고춧가루 뿌리기'…역대 '밥상 뒤엎기' 명장면은

남자 프로농구에서도 '고춧가루 명장면'들이 꽤 있다.

2008년 2월 서울 삼성과 전주 KCC의 경기는 삼성의 창단 30주년 기념 경기였다.

삼성은 이날 실업 삼성전자 시절에 입던 '클래식 유니폼'을 입었고 삼성 출신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관중석을 찾아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2007-2008시즌을 앞두고 삼성에서 뛰던 서장훈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KCC로 옮겼고, 그 보상 선수로 이상민이 삼성으로 이적, 농구대잔치 시절 '삼성전자-현대전자'의 라이벌 의식이 더 팽팽해진 시점이었다.

당시 시즌 최다인 1만여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잔칫상을 준비한 삼성은 이날 4쿼터 중반까지 13점을 앞서며 뜻대로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지만 결국 경기 종료와 함께 직전 시즌까지 삼성에서 뛰었던 KCC 서장훈에게 결승 중거리포를 얻어맞고 78-80으로 졌다.

원주 DB의 전신 원주 TG삼보는 2004-2005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경기에서 패하고 확정했다.

2005년 3월 1일 TG삼보는 창원 LG와 원정 경기에서 80-92로 졌지만 이날 2위였던 부산 KTF(현 부산 kt)도 패하는 바람에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하나원큐의 '고춧가루 뿌리기'…역대 '밥상 뒤엎기' 명장면은

이 시즌에 LG는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팀 성적은 17승 37패로 9위에 그쳤지만 TG삼보 우승 잔치를 우울하게 만든 지 10일 만에 당시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불린 단테 존스를 앞세운 안양 SBS(현 안양 KGC인삼공사)의 16연승마저 가로막았다.

그해 3월 11일 LG는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16연승에 도전한 SBS를 107-89로 완파했다.

SBS는 '단테의 신곡'으로 불린 존스를 앞세워 당시 프로농구 최다 연승인 15연승을 내달리며 안방에서 열린 정규리그 최종전을 '잔칫날'로 잡아뒀다.

최하위 LG를 상대로 정규리그를 16연승으로 마무리, 홈 팬들과 함께 플레이오프 출정식 분위기를 띄우겠다는 취지였으나 데스몬드 페니가가 혼자 38점을 퍼부은 LG에 18점 차로 져 체면을 구겼다.

하나원큐의 '고춧가루 뿌리기'…역대 '밥상 뒤엎기' 명장면은

프로농구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은 44승이지만 45승이 가능했던 순간에도 '밥상 뒤엎기'가 나왔다.

2013년 3월 17일에 열린 정규리그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였다.

SK는 이때까지 43승(9패)을 거둬 남은 두 경기에서 다 이기면 역대 최다승 기록인 45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SK의 남은 두 경기 상대는 5라운드까지 모두 5전 전승으로 절대 우위를 보인 오리온과 원주 동부(현 원주 DB)였다.

그러나 오리온 조상현이 경기 종료 신호와 함께 3점포를 터뜨리며 오리온이 87-84로 승리, SK는 이어 열린 동부 전 승리로 역대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인 44승에 만족해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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