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토종 선발진 '히든 카드'…지난 시즌 도중 선발 변신
롯데 최영환 "양의지 선배, 다음엔 꼭 삼진 잡을 겁니다"

"남들이 보고 놀랄 정도로 준비 잘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토종 선발진엔 '히든카드'가 있다.

바로 우완 투수 최영환(29)이다.

프로 데뷔 후 줄곧 불펜투수로만 뛰었던 최영환은 지난 시즌 도중 선발로 전환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착실하게 선발 수업을 쌓은 최영환은 지난해 10월 28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 데뷔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결과는 3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6실점(2자책점). 실점과 자책점의 괴리에서 엿보이듯 수비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

18일 롯데의 2군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최영환은 당시를 떠올리며 "야수진의 실책에는 별로 화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시즌 막바지였고, 결과가 어떻든 내년에 기회가 있으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며 "긴장도 안 되고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3회에 NC 양의지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을 때는 얘기가 달랐다.

아무리 리그 최고의 타자라지만 오기가 생겼다.

최영환은 "다음에 양의지 선배를 만나면 꼭 삼진을 잡고 싶다"며 "피칭 훈련할 때도 타석에 양의지 선배가 들어섰다고 생각하고 던진다"고 말했다.

최영환은 원래 '독수리 불펜'의 일원이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서 한화 이글스 지명을 받은 최영환은 최고 150㎞의 묵직한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로 입단 당시부터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2015년 9월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에 이어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방출됐다.

물론 실제로 떠나보내는 게 아니라 재활 후 다시 복귀시킬 계획이었다.

한화가 그해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을 계획했던 터라 타 구단이 FA 보상선수로 못 데려가도록 '꼼수'를 부린 것이다.

그 틈을 롯데가 비집고 들어갔다.

롯데는 부산 출신인 최영환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최영환은 이적을 결정했다.

한화는 뒤늦게 발을 동동 굴렀지만 되돌릴 길이 없었다.

우여곡절을 겪은 최영환은 지금도 구위 자체는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제구가 문제였다.

2019년에는 15경기에 구원 등판해 19⅔이닝 동안 삼진 20개를 잡아낼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지만 볼넷이 9개, 몸에 맞는 공이 1개였다.

고질적인 제구 문제에 시달리던 최영환에겐 선발 변신이 변곡점이 됐다.

짧은 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자 제구가 잡히고, 과거의 구위도 살아났다.

그는 "불펜투수로 뛸 때는 아무래도 짧은 이닝 안에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며 "하지만 선발은 1회 실점해도 2∼3회에 만회할 수 있으니까 훨씬 마음이 편하더라"고 설명했다.

최영환은 "올 시즌은 선발 풀타임에 대비해 지구력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며 "긴 이닝을 던져도 구속이 안 떨어지도록 최대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즌 중에 1군에서 선발로 던질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때가 되면 남들이 보고 놀랄 정도로 준비 잘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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