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이동이 원활하지 못하면 허리가 빠지며 회전축이 무너지는 실수(사진1)를 하기 쉽다. 공을 치면서 오른발을 왼발 앞으로 걸어가는(사진2→사진3) 연습을 하면 체중 이동을 쉽게 할 수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체중 이동이 원활하지 못하면 허리가 빠지며 회전축이 무너지는 실수(사진1)를 하기 쉽다. 공을 치면서 오른발을 왼발 앞으로 걸어가는(사진2→사진3) 연습을 하면 체중 이동을 쉽게 할 수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3승을 올린 ‘베테랑’ 프란체스코 몰리나리(39·이탈리아)가 지난주 범한 티샷 실수가 골프계에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3라운드 1번홀에서 몰리나리는 3번 우드로 공의 윗부분을 스치듯 맞히는 ‘토핑’을 때렸습니다. 세계 정상급 선수가 70야드 비거리의 뱀샷을 치는 것을 보면서 팬들도 당황했는데요. 몰리나리도 머쓱했나 봅니다. 그는 “이유는 많겠지만, 그냥 스윙 실수를 범했다”고 하네요.

몰리나리가 범한 실수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체중 이동 실패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중계 화면을 보면 몰리나리가 임팩트하는 순간 체중이 오른쪽에 많이 남아 있는 것이 보입니다. 왼발이 옆으로 빠지면서 회전축이 형성되지 않아 볼 콘택트에 실패하는 스윙이죠.

교습하다 보면 많은 아마추어 골퍼가 체중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봅니다. 장타를 치고 싶은 마음에 체중을 너무 오른쪽으로 보내려고 스웨이를 하는 골퍼도 많고, 오른쪽에 보낸 체중을 왼쪽으로 보내지 못해 몰리나리 같은 실수를 하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봅니다.

아마추어는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프로 선수처럼 하체나 골반을 이용한 체중 이동을 시도하면 타이밍 잡기가 어렵습니다. 유연성이 떨어지다 보니 백스윙 때 오른쪽으로 보낸 하체가 돌아오지 못하고 손이나 상체가 먼저 나오면서 뒤땅이나 토핑 같은 실수를 범하는 것이죠.

저는 현경이 등 제자를 가르칠 때 ‘체중 이동=회전’이라는 공식을 달달 외우게 합니다. 체중 이동은 회전이 풀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과정일 뿐입니다. 유연성이 떨어지는 제자에게는 회전 이동을 하지 말고 공을 치라고 하기도 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우선 어드레스 때 왼발과 오른발 체중 비중을 6 대 4로 놓습니다. 이 체중 분배를 스윙의 시작부터 끝까지 유지하는 건데요. 왼발을 중심으로 축을 만든 뒤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것이죠. 스윙의 처음부터 회전축을 만들어 놓고 몸이 돌기 때문에 어깨 턴도 좋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왼쪽에 축이 견고하다 보니 스윙 궤도도 자연스럽게 ‘인-아웃’으로 형성되죠. 체중 이동에 대한 관념을 바꿨을 뿐인데 고질적인 슬라이스 문제가 해결되는 셈입니다.

오른발을 왼발 뒤에 붙인 뒤 한 다리로 서서 스윙 연습을 하다 보면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평소 습관 때문에 제자리 회전이 어려울 땐 스윙하면서 앞으로 걸어가는 것이 체중 이동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백스윙-임팩트-피니시를 한 뒤 앞으로 ‘걸어가듯’ 오른발을 타깃 쪽으로 한 걸음 내딛는 겁니다. 골프공이 있던 자리를 오른발로 찬다는 느낌으로 체중을 넘겨주는 것이죠. 이는 천재 골퍼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한때 스윙 교정을 위해 오랫동안 실전에서 시도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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