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타자 편차 줄이기 위해 슬라이더, 커브 연마 중"
'연봉조정' 승리한 kt 주권 "단장님께서 눈치보지 말라네요"
지난 시즌 KBO리그 홀드왕에 오를 때도 이 정도 관심은 아니었다.

사실 비할 바가 아니다.

지난 1월 kt wiz 투수 주권(26)의 연봉 조정 신청은 프로야구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프로야구에선 연봉 조정이 흔한 일이지만 한국은 다르다.

10년째 유명무실하던 제도가 주권으로 인해 모처럼 제 기능을 찾았다.

2021년 연봉으로 2억5천만원을 원했던 그는 kt의 2억2천만원 제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KBO에 연봉 조정을 신청했다.

앞서 20차례 열린 연봉 조정위에서 승리한 선수는 2002년 류지현 현 LG 트윈스 감독 한 명뿐이었다.

워낙 선수의 승리 확률(5%)이 낮으니 신청자가 없어 지난 10년간 연봉 조정위원회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주권은 선수의 권리를 찾기 위해 당당히 자기 목소리를 냈고, 5%의 벽을 넘어섰다.

17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주권은 "사실 너무 많은 관심이 쏟아져서 많이 당황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길 거라는 생각은 없었다.

지금까지 결과가 다 선수들에게 안 좋게 나왔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선수의 권리라고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주변 반응을 귀담아듣긴 했지만 내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확신은 흔들리지 않았다.

조정위는 주권이 제시한 2021년도 연봉 액수가 합당하다고 판정했다.

달갑지 않았던 관심이 사라진 지금, 주권은 평상시처럼 훈련에 임하고 있다.

그는 "여기에서 훈련 잘하고 있다"며 "단장님과 팀장님도 '눈치 보지 말고 편하게 하라'고 하셔서 마음 편안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팀에 누를 끼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인지 주권은 팀 성적을 가장 우선시했다.

그는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성적이 더 중요하다"며 "팀 성적이 좋으면 개인 성적도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팀이 잘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2년 연속 70경기 이상을 던진 주권은 올해도 끄떡없다.

그는 "올해도 내보내 주신다면 언제든지 70경기 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스스로 부여한 스프링캠프 과제는 변화구 연마다.

주권은 체인지업에 눈을 뜨면서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2019년 이후 체인지업 구사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투피치 투수가 됐다.

좌타자 피안타율(0.199)과 우타자 피안타율(0.247)이 큰 차이를 보이는 데는 체인지업 편중 탓이 컸다.

주권은 "이번 캠프에선 그동안 잘 쓰지 않았던 슬라이더, 커브를 연마 중"이라며 "이강철 감독님께서도 주문하신 부분이고, 우타자 약점을 지우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