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슈어런스오픈 1R 선두권…김시우·노승열 4언더파-임성재 3언더파
'세월 거스르는' 51세 최경주, 선두에 2타차 4위(종합)
한국 골프의 오랜 간판인 최경주(51)가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9번째 우승 도전에 불씨를 지폈다.

최경주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토리 파인스 골프클럽 북코스(파72)에서 치른 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총상금 750만 달러)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골라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친 최경주는 공동선두 패트릭 리드(미국)와 알렉스 노렌(스웨덴)에 2타 뒤진 공동 4위에 올랐다.

작년에 시니어 투어에 데뷔했지만, PGA투어도 병행하는 최경주는 작년에는 컷 통과가 컷 탈락이 컷 통과보다 2배 많았다.

그런데 한 살 더 먹은 올해 들어서는 오히려 경기력이 더 좋아졌다.

새해 들어 처음 출전했던 소니오픈에서 사흘 내내 60대 타수를 쳤고 두 번째 대회인 이번 대회 첫날에는 그린을 단 3번 놓치는 등 정교한 샷을 구사했다.

'벙커 귀신'답게 두 번 벙커에 빠졌지만 타수를 잃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장거리 퍼트에서 실수가 거의 없었다.

17번 홀(파5)에서는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10m 거리 이글 퍼트를 홀 바로 옆에 멈춰 세우고선 가볍게 버디로 마무리했다.

최경주는 2014년과 2016년 두 번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과 인연이 깊다.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8번째 우승을 거둔 최경주는 10년 동안 통산 9승에 도전 중이다.

최경주는 "탄도 높은 샷과 페이드샷이 잘 되고 있다.

페어웨이만 놓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했다"면서 "멀리 치고 퍼트도 잘하고 쇼트게임도 좋은 젊은 선수들과 겨루는 게 어렵지만,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통산 3승 고지에 오른 김시우(26)도 2주 연속 우승에 발판을 놨다.

북코스에서 경기한 김시우는 5번 홀(파5) 이글에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21위에 자리를 잡았다.

날카로운 아이언샷은 여전했지만, 퍼트가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

김시우는 "아쉬운 점이라면 퍼트가 좋지 않았지만, 샷 감각이 괜찮아 내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난주 거의 4년 만에 우승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고 그 덕분에 오늘도 조금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두 번째 대회에 나선 노승열(30)도 북코스에서 4타를 줄였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노승열은 4∼9번홀 후반 막판 6개 홀에서 5개의 버디를 뽑아내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임성재(23)는 북코스에서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남코스에서 친 안병훈(30)은 이븐파 72타로 무난한 하루를 보냈다.

예상대로 리더보드 상단은 북코스에서 경기를 치른 선수들로 북적였다.

이 대회는 1, 2라운드는 북코스와 남코스를 번갈아 치르고 3, 4라운드는 남코스만 도는 방식이다.

2008년에 이어 올해 US오픈을 개최하는 남코스는 북코스보다 쉽다.

8언더파를 친 리드와 노렌 등 2명의 공동 선두를 비롯해 상위 15명 가운데 남코스에서 1라운드를 치른 선수는 2명뿐이다.

1라운드 순위가 큰 의미가 없는 이유다.

피터 맬너티(미국)와 라이언 파머(미국)가 남코스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눈길을 끌었다.

올해 들어 처음 PGA투어 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남코스에서 4언더파 68타를 때려 기량에 물이 올랐음을 과시했다.

평균 332.7야드의 장타를 날린 매킬로이는 딱 한 번 그린을 놓칠 만큼 샷이 정확했다.

세계랭킹 2위 욘 람(스페인)도 남코스에서 3언더파 69타를 적어내 강력한 우승 후보다운 경기력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