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즐라탄vs루카쿠, 지역 라이벌-우승 경쟁에 맞물린 신경전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인턴기자]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동료였던 루카쿠와 즐라탄이 충돌했다.

두 선수는 27일(한국시각) 산 시로에서 열린 2020/21시즌 코파 이탈리아 8강 인테르와 AC밀란의 밀라노 더비에 선발 출장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이 31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한 가운데 44분 즐라탄과 로멜루 루카쿠는 신경전을 벌이며 충돌했다.

현재까지 현지에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즐라탄이 먼저 루카쿠에게 도발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즐라탄이 루카쿠에게 `너가 퍼스트 터치를 제대로 할 때 마다 내가 500유로(약 70만원) 씩 줄게. 가서 깡패 짓이나 해라`라며 시비를 걸었다.

그러자 루카쿠는 이에 반응해 두 선수는 머리를 맞대겨 신경전을 이어갔고 양 팀 선수들이 달려 들어 두 선수를 떼어내고 나서야 상황이 정리됐다.

주심은 두 선수에게 경고를 줬고 이후 전반 종료 후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루카쿠가 `너랑 너의 부인을 둘 다 엿 먹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후반으로 이어진 경기에서 즐라탄은 58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같이 경고를 받은 루카쿠는 71분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동점으로 이끌었고 경기는 97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로 인테르가 2-1로 승리했다.

즐라탄과 루카쿠의 신경전은 과거 맨유 시절부터 시작됐다. 2017/18시즌 루카쿠가 에버튼에서 맨유로 이적한 뒤 루카쿠가 즐라탄에게 등번호 9번을 요청했고 즐라탄은 이를 승낙했다. 즐라탄은 이후 10번을 얻었다.

이후 ESPN과 인터뷰에서 즐라탄은 당시를 회상하며 `난 단지 내 번호를 업그레이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둘 사이는 쿨하게 흘러 가는 듯 했지만 당시 무리뉴 감독 아래에서 두 선수의 역할이 겹치기 시작하면서 루카쿠가 이에 대해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후 즐라탄이 2017/18시즌 도중 2018년 3월에 미국 MLS LA 갤럭시로 이적하면서 두 사람이 만날 일은 없는 듯 했다. 당시 루카쿠는 즐라탄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짧게 언급만했다.

루카쿠는 이후 2019/20시즌 인테르로 이적했고 즐라탄은 2020년 미국에서 친정팀 AC밀란으로 이적하면서 라이벌 팀에서 두 선수가 맞붙게 됐다 .

지난 시즌 23라운드 밀라노 더비에서 만난 두 선수는 즐라탄이 1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AC밀란이 전반에 2-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후반에 루카쿠의 쐐기골을 비롯해 인테르가 4골을 터뜨리며 4-2로 인테르가 승리했다.

승리 후 루카쿠는 SNS에 `자신이 밀라노의 새로운 왕`이라는 글을 남겼고 이는 밀란의 상승세를 이끈 즐라탄을 저격하는 것으로 비춰졌다.

시즌이 지나고 이번 시즌 4라운드에서 다시 만난 양 팀은 즐라탄이 2골을 넣으면서 AC밀란이 루카쿠가 한 골을 넣는데 그친 인테르를 2-1로 이겼다.

그 후 즐라탄은 SNS에 `밀라노에 왕은 없다. 신이 있을 뿐`이라고 루카쿠의 발언을 반격했다.

두 선수는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가며 세리에A에서 인테르와 AC밀란, 지역 라이벌이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이번 시즌 선두경쟁까지 치열하게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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